끄적끄적 워크라이프 [01]
일 잘하는 사람
지난 8년간 일을 하며 느꼈던 소소한 소회를 적어보려한다. 우선,
회사에서 흔히 말하는 ‘일 잘하는 사람’,
내가 느끼는 일명 일잘러는 다음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확고히 갖추고 있거나, 두 가지 모두를 지닌 사람이다.
첫째, 감각적으로 타고난 유형
이들은 본능적으로 상황을 읽는다.
“이런 인풋을 넣으면 이런 아웃풋이 나오겠지.”
“저 사람의 말과 행동에는 이런 의도가 있겠구나.”
사람과 시장의 심리, 상황의 이면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가장 합리적인 대응을 한다.
이런 감각은 배우는 게 아니다. 타고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유형은 전체 직장인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둘째, 반복과 연습을 통한 숙련형
스스로 감각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아는 유형이다.
이들은 노력형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일에 몰입한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 이들에게 딱 들어맞는다.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실행력으로 신뢰를 쌓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범인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셋째, 감각과 노력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형
천성적으로 타고난 감각에 더해, 끊임없는 노력까지 더한 사람이다.
100명 중 1~2명 있을까 말까 한 진짜 ‘일잘러’.
이들은 대개 커리어 패스도 탄탄하다.
예를 들어, 서울대, 카이스트 박사, S대기업 팀장, IT N사 본부장 같은 이력.
그야말로 ‘중역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면, 범인(凡人)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일을 하는 유형이 이 세 가지 유형뿐일까? 아니다. 우리는 희망편만 존재하길 바라지만, 현실엔 절망편도 있다.
바로,
넷째, 감각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유형
직장인의 약 30%는 이 부류에 해당한다.
즉, 10명 중 3명꼴.
문제는, 당신도 이미 이런 유형과 함께 일해봤을 확률이 높다는 것.
눈치도 없고 감각도 없으면서,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같이 일을 하게 되면 그 여파는 나에게까지 돌아온다. 내가 대신 그의 뒷 일을 처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현타가 온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조차 모른다. 성격이 좋은 건지, 무딘 건지, 아니면 진짜 빌런인지 알 수 없다.
엮이면, 그저 피곤할 뿐이다.
“인성의 유무를 차치하고 일터에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1인분의 제 몫만 잘 해내도 훌륭하다. “
그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