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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말하는 리더란 무엇인가요

끄적끄적 워크라이프 [02]

by 에디

지난 8년간 IT 스타트업부터 IT 대기업까지 총 4번의 회사를 경험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조직, 리더, 동료들을 경험했다.


그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조직의 분위기, 성과는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서 나온다. 어떤 성향의 리더냐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우리가 회사에서 말하는 리더란 크게 팀장, 본부장, 대표 등의 직급을 말하며, 조직을 맡는 규모는 다르나 하나의 그룹화된 인력을 담당하는 위치일 것이다.


그럼, 우리가 마주하는 리더의 모습은 어떤 모습들이 있을까?


첫째, 불안형이다.

불안형 유형들은 확신이 없고 우유부단하다. 그때그때 주변 변화에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의 기준과 원칙이 약하다 보니 주변 흐름 변화에 따른 감정 변화가 많다.

이런 유형은 주로 보고를 많이 받는다. 스스로가 확신이 없고 거시 전략이 부족하다 보니 팀원들에게 주변 변화와 본인 불안의 크기만큼 보고를 받는다. 문제는 그 보고를 수시로 올려야 하는 팀원들일 것이다.

리더의 거시적 전략 및 확신의 부재는 필요이상의 보고,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만든다.


둘째, 의심이 많은 유형이다.

이 유형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신뢰가 낮다. 스스로 검열장치가 많아 외부 정보에 많은 필터장치를 건다. 그러다 보니 팀원 의견에 방어적이고 까칠해질 가능성이 높다. 받는 정보를 몇 번이고 더 자기 기준에 맞춰 검열을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기만족 기준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두 가지 타입으로 파생될 수 있다. 하나는 의심이 많기에 보고 받는 정보를 스스로 다시 재 검열하여 사용한다.

두 번째는 자신의 기준치가 충족될 때까지 팀원들에게 반복 업무를 지시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케이스는 두 번째에 해당해 왔다.


셋째, 싸움닭 유형

이런 유형은 기본적으로 화가 많고 성미가 급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부 팀원들에게 표출할 때 보다 타 부서나 타 본부 등 자기 조직 외에 표출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들은 보통 자기 본부의 이익, 정치, 업무 권한등 여러 요소에 의해 그 트리거가 작동되는데, 긍정적인 효과는 속한 조직 이익 방어를 잘해주어, 어쩌면 그에 속한 직원들의 든든한 우산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넷째, 사교적 외교관 유형

다음은 사교적인 외교관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자신의 평판, 이미지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의 리더다. 그렇기에 앞선 싸움닭과는 다소 대비되는 이미지이다. 말과 언행은 젠틀하고 차분하며 협조적이다. 대외적으로 미팅도 많고 협의체에도 많이 속해있다.

대신 이런 유형은 사람과의 관계, 단체 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술자리나 티 타임등을 자주 가져, 개인시간 확보가 중요한 팀원의 경우 다소 피곤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사교적 외교관 유형이 투머치토커 일 경우 그 단점은 배가된다.


다섯째, 조용한 바위 유형

조용한 바위는 내가 지금껏 봐온 리더 중 가장 신뢰하고 존경했던 리더의 유형이다. 바로 조용한 바위처럼 대내외적인 이슈 및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듣는 리스너 타입의 유형이다. 그러나 단지 듣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팀과 조직이 처한 문제를 조용히 킵해두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문제를 뚫어준다.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 대내외적인 문제를 바위처럼 몸으로 부딪혀 팀원들의 업무 효율을 끌어주는 유형의 리더이다.

단 바로바로 즉각 액션을 취하진 않아 성격이 급한 팀원의 경우 평소엔 다소 답답할 순 있으나 이 점은 적정한 타이밍에 역전된다.


물론 더 다양한 리더의 모습이 있겠지만 지난 8년간 일을 하며 겪었던 대표적 유형들이다. 정리하고 보니 인사이드아웃의 캐릭터들이 떠오른다.

인사이드 아웃의 다양한 성격 캐릭터들


물론 각 유형은 서로 섞여 미치는 영향이 더욱 극대화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불안형+의심형이 결합되어 팀원에 대한 마이크로매니징이 더욱 극대화된다던지 말이다.

그러면 이러한 유형의 리더들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일까?


리더들은 처음부터 리더가 아니었다.


나와 여러분 그리고 리더 역시 신입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 저 5가지 유형들은 우리 모두 신입시절부터 내재해 있던 모습이다.

한 마디로 저마다 저런 유형의 모습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며, 경력과 직급이 하나씩 올라갈수록 그 모습이 강화되어 위 5가지 유형의 모습으로 분화되는 것이다.


결국 지금 리더 유형의 모습은 우리의 미래 모습일 수도 있다.


각 유형의 리더들의 모습의 장단은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내가 추후 리더나 관리직급일 때의 모습일 수도 있다. 각 모습의 장단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유형의 리더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아니 나는 어떤 리더로 불려지고 싶은가?


유형의 유무는 나의 기질과 맞닿아 있어 바꾸기란 참 어렵다. 그러나 리더의 유형을 떠나 다음과 같은 액션을 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

대내외적으로 막힌 부분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람.

팀원의 고충을 들어 업무의 효율을 높여주는 사람.

팀원과 조직을 믿고 업무 위임을 잘하는 사람.


지난 간 일을 하며 쉬운 일도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을 줄곧 봐온 나로선 결국 리더는 일을 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인 것 같다.


또한 사람이라는 말로 명명한 이유는 일터가 일로 모인 집단일지라도 최소한의 온정과 휴머니즘을 갖춘 리더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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