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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대하는가

존 윌리엄스, 『스토너』를 읽고

by Elia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출판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은 아니었다.

21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었고, 근래 한국 내에서는 유명인사들의 '인생책'으로 추천받아 주목받게 되었다.

책으로 출간된 지 50년 뒤의 일이다.


소설로 소개할 때는 소박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 것이기에 결코 소박하지 않다.


스토너는 부모님의 권유로 농과대학 진학한다.

어려서부터 농사꾼이었던 그는 열일곱 나이에 허리가 굽었다.

농사일에도 지식이 요구되는 현실에 부모님은 자식을 도시로 상경시킨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주인공은 오래된 언어와 문장이 주는 '영문학'의 매력에 빠진다.

졸업 후 스토너는 학위를 취득하고 농업이 아닌 영문학 교수로서의 길을 걷는다.


20세기 초 미국 사회의 모습과 스토너 내면의 갈등은 이 시기부터 심화되기 시작한다.

우연히 만난 여인‘이디스’와의 결혼은 살아온 배경과 가치관의 세계가 서로 달라 실패였고, 둘 사이의 딸 ‘그레이스’만이 그의 위안이었다.

강단에 선 교육자이면서도 학자인 스토너에게 ‘캐서린’과의 로맨스가 캠퍼스 안에서 시작되었다.

결국 비극적 파국으로 마무리되었고, 한 대학원생과의 갈등이 도화선이 된 동료 교수 ‘로맥스’와의 반목은 그의 삶을 오래도록 피폐하게 만든다.

예순다섯, 암을 선고받고 스토너는 생을 마감하게 된다.


스토너가 책을 손에서 놓치며 죽게 전까지 자신에게 계속 반복하는 질문은 "넌 무엇을 기대했나"였다.


책을 덮으니 전에 보았던,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비슷한 여운이 느껴진다.

토쿄의 공중화장실 청소부 역할을 야쿠쇼 코지가 무덤덤하게 보여준다.

모두에게 24시간은 평등하게 나눠 주었고 평범하게 생활한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매일의 루틴은 스크린 사이에 반짝이는 햇살과 엔딩에 보여주는 눈부신 아침 햇살로 특유의 색깔이 입혀진다.

그 모든 햇살이 평범하게 살아있음의 호흡 같은 영화였다.

소설 『스토너』가 그러하다.

자극적이고 충격을 던지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슴슴한 평양냉면 같은 작품이다.

이들은 생각이 많고 속도가 빠른 요즘, 뛰어가기 보다 걸어가기를 권한다.

모든 것에 동기 부여가 과한 시대이다.

'지금'이라는 이 현재 시제에 오롯이 자신을 아는 것이 스토너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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