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 수 채우기

스팔 맞팔 스하리!

by Elia

“스팔, 1000 팔 프로젝트, 스하리!”
한국인 스레드에만 보이는 숫자와 단어의 조합이 생겼다.

스팔? 왜 욕을 해?


스레드 팔로우해 달라는 줄임말이라 한다.

“그럼, 스하리는 뭐야? ”

“스레드 팔로우 할 때, 하트(좋아요) 눌러주고 리포스트 해달라고!”

팔로우를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메세지.

자신의 계정의 노출도를 높히기 위한 전략이다.

1000명 팔로우 넘는 게 목표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말 같은 말투가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한단다.

누군가는 팔로워 800명이라며 아쉬워했고, 어떤 이는 천 명을 넘겼다며 ‘드디어 달성!’이라고 선언했다. 화면 속엔 ‘1K 달성’이라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왔다.

그 숫자는 사실 메타가 정해둔 문턱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은 그 선을 넘어선 순간, 마치 다른 세계의 자격을 얻은 듯 환호한다.

‘수익화’의 커트라인이 천명이라는 것.
글을 가까이 두려는 공간일 줄 알았는데, 결국 또다시 숫자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사진 없는 SNS가 결국 숫자가 사진을 대신한 셈이었다.

‘묻지마 수익화’는 마케터나 전문 콘텐츠 제작자가 아닌 일반인이 머릿수만 채우거나 그냥 해줘라는 식으로, 스레드나 쇼츠로 수익을 얻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수익화는 콘텐츠의 질, 꾸준한 활동, 그리고 각 플랫폼의 복잡한 정책을 충족시킬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수익화에 대한
기대가 퍼지는 것은 왜일까?


극히 일부 인플루언서의 성공 사례만 보고 마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인식한다.

인스타그램의 강점을 텍스트로 확장하여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 주커버그가 의도한 스레드(Thread)였다.

스레드 플랫폼 초기에 ‘블루오션(Blue Ocean)’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진입 장벽이 낮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블루 오션(Blue Ocean)’은, 기존의 경쟁자가 없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높은 성장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미개척 시장을 뜻한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과 대비되는 넓고 푸른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스레드’를 통해 자신의 사업을 홍보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냈다고 홍보하는 이들도 있다.




스레드에도 소셜미디어,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 콘텐츠등에 글을 쓰는 분들의 계정이 눈에 띈다.

기억에 남는 게시물이 있다. 스레드의 한 계정자가 브런치 베스트 작가가 자신에게 남긴 답글을 정리해 올린 것이다.

브런치에서 읽은 작가님 글이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소셜미디어에 노출이 안 되는 글은 그냥 썩히는 글입니다. 작가님 글을 좋아하고 구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채 몇몇 사람들만이 읽히는 것에 만족하시는지요? 다양한 브랜드의 플랫폼에 ‘작가’로서의 홍보 좀 하세요. 출판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구독자를 늘리는 팁도 제가 공유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어떤 글을 쓰는 베스트 작가일까?’

찾아서 읽어보니, 관심 분야와 거리가 먼 내용이. 돈 되는 글, ‘수익화’라는 문구는 어떤 이들에게는 분명 인기임을 감지했다.


활자 수의 제한으로 계정자 본인이 이어서 댓글을 달았다.

“‘좋아요’, 팔로우 수 같은 가시적인 반응에, 자기 글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작가’라는 타이틀과 책 자체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출판을 시도하는 심리 아닌가 생각한다.
팔리지 않더라도 잠깐 읽히고 버려지는 ‘책’을 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모두가 보는 ‘일기’에 불과하다. ‘작가’는 글을 쓰면 받는 호칭이 아니라 글을 쓸 줄 아는 이의 호칭이다. ”

그 지적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경고처럼 들렸다. 수익화 플랫폼에서 글은 더 이상 사유의 기록이 아니라, 팔리는 상품이 되었다. ‘좋아요’와 ‘조회수’는 독자의 진짜 평가가 아닌데도, 그 숫자에 매달린 글쓴이는 출판이라는 환상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처럼.

양주일 카카오 콘텐츠 CIC 대표가 한국일보에서 작가와 소셜미디어의 관계를 설명 인터뷰에서, “브런치스토리 같은 웰메이드 콘텐츠가 더 다양하고 신선한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어 빠르게 소멸되는 이슈를 알고리즘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그 틈 속에서 천천히 사유할 즐거움을 누리길 바란다.”라고 했다.


‘메타(Meta)’가 정해준 기준 하나에 팔로우, 뒷싹, 맞팔 같은 단어가 일상들이 되어갔다. 숫자는 머릿수가 되어가고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천천히 사유할 즐거움.

천 명보다 중요한 건, 결국 한 사람에게 닿는 문장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