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 스테이션 익선
“말랑말랑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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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은 공간의 시선을 바꿨다. 부동산 가치로만 보았던 주거 공간은 본질적인 공간에 질문하게 하여 삶에서 집의 중요성을 되짚어보도록 했고, 집과 직장이 하나로 수렴하는 상황에서 공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했다.
현 상황은 주방, 거실, 침실 등 각각의 기능에 1대 1로만 대응하는 건축에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꾸겨 넣었다. 공간은 다른 프로그램을 수용하지 못했고 탈 나, 그 속에 있던 우리는 병들었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지금, 공간의 한계는 수면 아래로 잠겼지만, 언제 다시 떠오를지 모른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언젠가 또다시 병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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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스테이션 익선’은 아기자기한 한옥이 모여 만든 100년 전 도시 구조와 역동적인 서울의 근현대 도시구조가 만나는 결절점에 자리한다. 상반되는 거리가 만나는 지점에 말랑말랑한 건축은 도시를 유하게 만들며 새로운 자극제가 된다.
말랑말랑은 형태는 존재하지만, 면과 닿는 물체의 모양에 맞게 변하고 사라지면 원상태로 돌아간다. 1 대 다수 대응으로 건축의 단점을 보완하는 건물은 무주 공간으로 12X20m의 폭과 길이, 14m 높이를 가지고 있어 가구와 벽, 조명을 설치하고 허물며 공간이 바뀐다. 바깥에 설치된 기둥은 거리에 리듬을 부여하고 내부엔 매끈한 벽면을 만들어 공간 변화에 능동적이다.
유동적인 건축은 도시를 더 이상 과밀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며, 적재적소에 반응하는 말랑말랑한 건축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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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SoA ( @soaseoul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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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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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익선동 137-6
매일 09:00 -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