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저녁이 되자 술집으로 콜이 몰린다.
지역 브랜드 콜이 울린다.
「배차 메시지가 도착하였습니다」
목적지는 적혀 있지 않다.
기사들이 콜을 골라잡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목적지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복불복인 대신 브랜드 콜은 호출비 천 원이 추가된다.
기본요금은 4,600원이다.
한 술집 앞에 도착해 두리번거리자 30대 후반 정도 돼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손짓한다.
남자 한 명이 만취 상태인 친구를 택시 안에 구겨 넣는다. 우려했던 일이 시작되는 듯하다.
술 취한 손님은 취한 상태에서도
친구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넨다.
“잘 먹었어. 간다.”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소도야꾸#%$&@#!”
아직은 손님이 정확히 하는 말도 다 알아들을 수 없는데, 하물며 저 혀꼬임에 불명확한 발음을 내가 알아들을 리 없다.
신기하게도 이 시골에서는 주소가 아닌 간판이나 명칭으로 목적지를 말한다. 없어진 옛날 명칭도 나온다
사람들은 내비게이션을 켜려고 하면
"기사양반 내가 가르쳐줄게, 요 앞이야"
하루 종일 인간 내비게이션으로 운행을 했다.
진이 빠질 정도였다.
“손님 정말 죄송하지만, 잘 안 들려서 그러는데 어디 신지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소#%$&@#! 약국“
”네? 다시 한번만…“
”소독약국! “
드디어 알아들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에 나오지 않는다.
나는 손님에게 택시가 처음이라 길을 모르니,
집 주소를 말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손님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가. “
”직진이요? “
”마음대로 해봐라. “
1킬로쯤 갔을 땐가. 좀 더 가냐고 물어보자 이번엔
”가보던가 “
”니 알아서 가세요. “
못 알아듣는 나를 답답해하며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린다.
”제가 목적지가 어딘지 몰라 다른 택시 탑승 부탁드립니다. 요금은 안 받겠습니다.
"말하려는 순간 "
”스톱!”
우측을 보니 약국이 있다.
아 놔, 서. 독. 약. 국!
“콜비 1,000원, 기본요금 3,600원, 총 4,600원입니다.”
주머니에서 돈을 세어본다 술이 취했어도 샘은 한다
손님은 “자, 이거면 됐지?”라는 말과 함께
앞 좌석에 의자 사이로 천 원짜리를 던진다.
나는 고개를 돌려 손님을 쳐다본다.
손님은 "왜"간다.
떨어진 돈을 보는 순간,
잠재되어 있던 자아가 튀어나오려고 한다.
참자, 참아.
문이 쾅 닫히고, 의자에 흩어진 돈을 보니
천 원짜리 3장이었다.
난 돈을 들고 달려가 뒤통수에 던지며
“손님 돈 흘리고 가셨는데요.”
못하고.. 야무지게 챙겨 지갑에 잘 두었다.
많은 생각이 스쳤지만,
나는 첫 손님을 생각하며 착한 사람도
있으니깐.. 그럼 그렇지...
합리화가 시작 됐다.
부족한 건 아까 받은 팁으로 메꾸자.
‟에휴-너도 참 먹고살기 힘든가 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이구나.”
"아 나는 정상이구나"
난 그렇게 긍정적으로 첫 진상을 보내주었다.
그 후, 모욕감은 오기로 바뀌었고
한동안 길에 가스비를 버려가며
이 지역의 간판을 달달 외웠고,
토박이 어르신들에게 길을 가르쳐달라고
넉살 좋게 굴어 지름길까지 터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간판 이름을 거꾸로 말하든 앞글자만 말하든, 찰떡같이 알아듣는
현지인 택시기사가 되었다.
세상엔 예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우린 그런 인간들을 소위 진상이라고 칭한다.
그런 인간들로 인해 누군가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모욕감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열심히 달려가는 이에게 브레이크를 건다.
우리가 모든 이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불친절할 필요 또한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함께 하는 곳이니까.
실수로 던진 돌에도 개구리가 죽는다.
※번외: 따라 하지 마세요: 반말하는 진상 대처법※
“어디로 모실까요?”
“진상 아파트”
“진상 아파트?”
“저쪽으로 해서 가”
"어디 어디"?
“저쪽?”
뒤에 물음표를 붙여 묘하게 반말처럼 되돌려준다.
그런데 꼭 이런 진상들이 눈치는 빨라서
일부러 그러는 걸 알고 몇 살이냐고 묻는다.
그럴 땐 이렇게 한다.
“왜요? 나이가 어리든 적든 반말하시면 안 되죠.
저는 반말하시길래 친근하게 대하려고 한 건데 기분 나쁘셨어요?
반말은 집에 가서 하세요.”
“야 씨, 내가 나이가 몇 살인데 반말도 못 해?”
”몇 살이신데요?”
“네 부모뻘이다”
딱 봐도 우리 아빠보다 어리구먼.
저희 아버진 여든이셔도 남한테 반말 안 해요.
아빠 불러볼까요?”
그들의 기분이 태도로 바뀐 데는 단 몇 초.
나에게 유일한 복수인 듯
문이 부서질 정도로 세게 닫는다.
가끔은 차문이 떨어질 거 같고
고막이 찢어질 거 같기도 하지만
알려주고 싶다
예의 없는 행동은 너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린다 소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