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 이유

평범을 넘어서 브런치 작가로!

  2년 전 이맘때쯤, 우연히 '직장인의 글쓰기 강좌'를 수강했다. 그후 '나'에 대한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내직장은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로 차곡차곡 수납되어있다. 다른 종류의 사람은 용납되지 않는다. 숨 막히는 이 공간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취미’이다. 글을 쓰기로 결정하니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시 강사이자 작가인 선배는 글쓰기가 어렵지 않다고했다. 브런치, 씀 같은 플랫폼을 알려 주며 글을 쓰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2년이나 흘렀다.

그동안 글을 쓰고 싶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소중한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직장에서 업무적인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싶어서

퇴직 후 밥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창작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공감을 해줄 때 위로가 되서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무엇인가를 조립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점에서 글쓰기와 만들기는 비슷하다. 활자를 읽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활자들이 내 안에서 쌓이다 보면 배출하고 싶어 진다. 내가 그만큼 다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때가 되었다. 재수 끝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재밌는 일을 하고 싶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될 것이다. 거기다 글을 쓰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언젠가 우리 부서 독서모임 회장님께 물어본 적이 있다.

"회장님, 책을 엄청 좋아하시는데 글을 직접 써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이미 쓰레기가 많은데 나까지 보탤 거 있나요?"

그분은 내가 회사에서 유일하게 존경할만한 점이 있는 어른이었다. 깔끔한 업무처리와 인간관계등으로 아래위로 존경을 받는 직원이었다. 매일 책을 읽고 휴대폰 메모장에 꼬박꼬박 감상평을 남기는 양반이었다. 딸이 전업 작가가 되겠다고 따로 작업실도 내줬지만 다시 집에 돌아왔다며, 가끔은 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도 하셨다. 

어쩌면, 내 어설픈 생각과 경험을 세상 밖으로 함부로 싸지르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서른 중반의 회사원이 된 지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퇴근 후 상사를 반주삼아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것이 유일한 취미가 되어버렸다.(지금은 코로나 시대가 와서 그것도 할 수 없다.) 오래된 친구보다 직장 동기가 더 편해졌다. 씁쓸하다.

나는 오랫동안 평범한 사람이었다. 무료하고 따분한 인간. 조금은 비범해지고 싶다. 물론 이'평범'이란 것을 쟁취하기 위해 열등감을 재료로 무던히도 애를 썼다. 내가 남들같이 평범하기 위해서 한 노력들로만 브런치 매거진 연재가 될 정도다. 이제는 조금은 사색하는 여유를 부려도 되지 않을까?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 나는 그럴 자격이 있다.

내 인생에 특별했던 순간들을 모아서 글로 엮어보려고 한다. 남들과 다른 기억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써보자.

똥을 쌀지, 금을 쌀지 싸 봐야 아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