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3살이 된 아들내미가 있다. 그 녀석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집에 매일 출근한다. 그런데 어린이집은 신기하게도 1층노인정 옆에 붙어있다.이따금씩 하원시키러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어린이도 보살핌이 필요하고, 노인도 보살핌이 필요하다.흥미롭다.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이집과 노인정을 한 곳에 몰아넣다니! 이 얼마나 멋진 발상인가.어르신들은 아이를 귀여워하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을 좋아한다.할머니, 할아버지가 먼저 아이들에게 아는 체 할 때도 있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둘 다 학습 커리큘럼도 비슷하다. 어린이집은 한두 시간씩 외부에서 학습 선생님이온다. 음악수업, 체육수업, 야외활동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노인정도 트로트 음악수업, 댄스 수업 등 다양한 강좌가 있다.
3살 아들은 손이 많이 간다. 늘 감기를 달고 다니며, 때로는 넘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밥을 먹이려고 하면 한 시간 이상은 기본이다. 그런 아들을 어린이집에 통근시킬 때마다 옆에 있는 노인정을 보며노인이된 우리 엄마를 떠올린다.엄마가 늘 얘기하던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이 점차 뚜렷하게 아들한테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만하게 집중을 못하거나, 과도하게 보채면(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긴 하다.)너무 힘들다.
내가 3살일 때 우리 엄마도 늘 노심초사했으리라.아이를 키우면서 고향에 계신 엄마 생각이 자주 난다.그동안 아들로서 잘하지 못했기때문에노인정을 지나칠 때면괜시리죄지은 것처럼 마음이불편하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아이와 같아진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아이들끼리(?) 모아둔 것은 적절한 배치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