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의 재미

재미시리즈_운세의재미

by 박붕어

나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 바로 운세, 점 보기다. 점을 보게 된 시작은 보통의 수험생들과 비슷하게 대학 갈 때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까요? 였다. 그렇게 시작한 점 보기는 우연의 일치인지 진짜로 대학 간판을 맞췄다. 이로부터 나의 점집투어가 시작된 셈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신년운세를 보는데 실제로는 전 해의 동지가 지나면 보러 가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12월부터 예약러시에 들어간다. 나처럼 점 보는 걸 좋아하는 모임이 있어서 연말이 되면 용하던 잘 맞추는 곳을 갈지, 아니면 뜨고 있다는 핫한 곳을 뚫어볼지 단톡방에서 논의를 한다. 한 해가 끝나면 그때 본 곳이 맞았구나, 아니구나 하기 때문에 별로인 곳은 거른다. 올해껀 사주를 본 게 아니라서 안 본 걸로 하고 다시 볼 계획을 세울 테다.

사주랑 신점이랑 차이라고 하면, 통계 빨이냐 눈치 빨이냐라고 할 수 있다. (뇌피셜) 30대 들어서 거의 매년 다닌 후기로서는 철학관, 사주가 나에게는 잘 맞다. 이상하게 신점은 나에게 보이는 게 짜다리 없는 건지 좋은 말만 해주고, 기다 아니다 할 게 없어서인지 내가 썰을 풀게 만든다. 그러곤 내 눈치 봐가면서 살을 붙여 대답을 해주는 거 같다. 어, 그거 아니야.

철학관은 만세력부터 펼친다. 하도 많이 봐서 내껀 내가 안다. 따라서 성격 설명은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기에 (사주 어플에도 다 나옴) 월별로 짚어주는 데를 선호한다. 진짜 성격 설명해 준답시고 30분 날리는 곳, 제일 싫어한다! 내 돈, 내 시간 돌리도! 역학 선생님들은 이직, 시험 합격운이라든지 문서라든지에 관해서는 잘 알려주시기 때문에 조금 더 신뢰가 간다. 굿이나 부적 같은 부수적인 돈도 들지 않아서 합리적이다. 아, 그리고 띠별로 삼재를 따지는 곳은 난 아니라고 본다. 탈락. 사람마다 일주조차 다 달라서 띠만으로는 당최 알 수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게 신년 맞이 운세를 보다 보면 올해의 계획을 짜는 데에 은근한 도움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게 나의 노력에 달려있긴 해도, 운이 들어와 있다고 하면 묘하게 기분이 좋다. 도리어 어떤 해는 운이 약하다고 하면, 피해 간다든지 더 노력한다든지 하는 마음가짐을 바로하게 된다. 참고로 올해, 을사년은 불이 들어오는 해라서 잘 됐다. 나는 화가 하나도 없걸랑.

참, 작년 생일에 받은 신박한 선물이 바로 사진의 오늘의 운세 보는 아이템이다. 내 생년월일을 넣었더니 기억해 두고 폰에 태그 하면 그날그날 알려준다. 기술 참 대단해. 사실 내가 오늘의 운세를 보는 이유는 별거 없다. 정말 그 운세를 믿어서 본다기보다는 그냥 그날 하루가 평소처럼 잘 흘러가는지, 뭐 어제와 다르지 않을 보통의 날을 기대하는 심리라고나 할까? 혹은 가끔씩 얻어걸리는 재수 좋은 날이 되길 바라는 나의 심심풀이 재미인 거다.

그래서 나는 운세 보는 걸 좋아한다. 무탈하게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픈 작은 소망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를, 운세야. 부탁한다. 좋은 말만 가득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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