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05 | 지나간 장면들 : 혼자라는 비밀

by 박붕어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면서 홀로 달리는 재미란!

놀이터가 아니라 더 큰 공원에 간 날.

이리저리 재빠른 아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서가기 바쁘다.

오늘 아주 하루종일 온 기운을 다 쓰겠구나.


"와, 저는 애들 쫓아다니는 게 더 힘들어요."

"하하. 운동 좀 해~"


어, 저 사실 운동 매일 하는데요.

언니가 나를 정말로 잘 모르는군요.


오히려 잘됐어요.

대답하고 싶지 않아서요.

그냥 운동하지 않는,

게으름뱅이 약골로 알아주길 바래요.


내가 얼마나 싸돌고,

달리고 움직이는지 몰랐으면 좋겠어요.

알면 부를거잖아요.

나가기 싫어요.

그냥 혼자서 돌아다니는게 좋아요.

같이 말고요, 나 혼자요.

언니는 몰라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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