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지나간 장면들 : 긁힌 웃음
그 말은 웃으면서 던져졌다.
그래서 나도 웃음으로 받았고.
분위기를 망칠 정도의 말도 아니었고,
문제 삼을 만큼 날카롭지도 않았다.
"니가 너무 풀어주니까 그래."
고개를 끄덕이고 웃어버리면 쉽다.
그건 맞지.
맞아.
틀린 말은 아닌데,
왜 긁히지.
아, 웃지 말걸.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곱씹으면서
괜히 내 얘기를 했구나.
정정했어야 했나.
말을 하지 말걸 그랬나.
차라리 정색을 할걸 그랬나.
나는 진짜 그런 사람으로
정의된 것일까.
오해는 아니니까
그대로 두는 게 맞는 건가.
괜히 웃어넘긴 대화는
그 자리에서 끝난 줄로 알았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