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지나간 장면들 : 다정함의 거리
카톡 알림이 울렸다.
내가 보낸 문장 하나에 답장이 붙어 있었다.
질문처럼 보였지만, 내가 한 말의 요지는 비켜간 내용이었다.
설명하려면 길어질 게 분명해서
나는 잠시 멈췄다가
"아니다, 됐다."라고만 보냈다.
종종 무심코 던진 말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말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이 굳이 꺼내는 말은,
해야만 하는 말을 슬그머니 요령껏 던지는 것이다.
모두가 의도를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
모호하게 던진 건 아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나?
아니면,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했기 때문에 모르는 척 넘어가려는 거였을까.
그러면 하는 수 없이 아니라고, 됐다고 말하게 된다.
입으로 내뱉는 말뿐만이 아니다.
문자로 남아있는 메시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설명을 원하는 듯 하지만,
아니라고 넘어가면 더 이상 되묻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내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이 외면하고 싶은 것을 구태여 들추지 않기 위함이다.
다정하진 못해도 괴롭히진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