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자기 고백
이것저것 건드리고 발을 담가보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5년 뒤를 떠올려본다.
건강에 적신호만 켜지지 않는다면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그런 글쓴이가 되고 싶다.
추구미라고 해야 할까.
어쩌다 보니 내가 보는 글들과 만화들과 영화들은
팬심에서 비롯한 것이더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를 팔로우했던 건
그 사람의 그림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고
생각이 좋았기 때문이다.
완성도가 높지 않은
어설퍼 보이는 드로잉이
그저 내 마음에 편했다.
그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생각하는 것도 그림과 같았다.
단순해 보였는데
깊은 사고를 하는 말풍선이
다 명언으로만 보였다.
속독에 익숙한 내가
곱씹어서 기억하고 기록하면서
그런 대사를 써준 것에
감사하게 되더라.
굳이 굳이 반복해서 읽었다.
비돌이와 책순이에서 빌려왔던 만화를,
그 가게가 폐업하는 순간 뛰어가서 사 왔던
나의 방구석 만화전집을 떠올려보니
나는 그 작가를 열렬히도 추앙했던 모양이다.
숭배하던 작가와 교감하고
내 정서를 감히 지배했던 책들이
나를 만든 셈이다.
아, 그래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건 그런 거구나.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게 아니고
나랑 공감을 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거구나.
그래서 나는
내 취향을 골똘히 얘기하며
그 작가들만, 감독만 찾아왔던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더 이상 인지도와 관심에 목메지 않고
나랑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테다.
어딘가에 있을 나 같은 사람들을 찾으려면
내가 먼저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어서
알아봐 줄 사람들에게 호소해야지.
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
나를 꼭 좀 만나주세요.
할 말이 무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