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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ug 21. 2022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님께

1. 오늘 소개할 책은?

오늘은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우정이 맘대로 되나요?》이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공부 외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게 친구였지 않나. 어쩌면 청소년 시기에 ‘친구’란 세계의 전부일 수도 있다. 자녀들이 이러한 고민에 대해 얘기하거나 또는 말은 안 하지만 그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을 때 부모님들께서 이 책을 읽으면 유용할 것이다. 이해 불가능한 자녀와 제대로 소통하고 싶다면 책 속에 마련된 「부모님께 부탁드려요」, 「이런 행동은 조심해 주세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코너들을 눈여겨보면 된다.


2. 자녀가 친구 문제로 힘들어할 때, 구체적으로 이 책에선 부모가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나?

우리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어렵게 털어놓은 나의 고민을 가벼이 여기거나 쉽게 지나치는 어른들에 실망했던 경험, 분명히 있다. 이 책에선 아이들에게 그러한 실망을 겪도록 하면 안 되며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어른들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녀가 친구 문제로 인해 힘들어할 때 저자들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최대한 진지하게 접근하고 공감하되 질책하는 말을 삼가라고 조언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어떤 형태로든 반기를 들기 마련이라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은 아이들은 인간관계의 중심을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로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3. 공감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나?

이 책의 문지현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저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가상의 사춘기 여학생들을 설정했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듣고 답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 책을 구성했다. 저자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은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모범생, 활달한 성격이지만 뚱뚱한 몸매가 콤플렉스인 아이, 성격이 까칠한 아이, 우유부단한 아이,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아이이다. 이들의 고민은 각각 질투와 시기심, 열등감, 경쟁심과 좌절감, 외로움, 애착과 불안이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감정이 친구 관계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4.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어떤 것인가?

각 문제들마다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저자들은 관계에서 오는 갈등의 대부분은 문제를 상대방에게서 찾는 오류를 범할 때 생겨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진득하게 들여다보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들은 무조건적인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부모와 자녀들이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 답을 만들어 나가고 그 결정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이 책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고 도와주고도 원망을 들은 주희가 등장한다. 저자들은 주희에게 이제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팔 저울 위에 주희의 가치를 올려놓고,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주희와 남의 뜻대로 끌려다니면서 살기 싫은 주희 사이에서 더 기울어지는 방향을 선택하라고 말이다.       


5. 살다 보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을지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 답을 찾는 데에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 같다.

맞다. 이 책의 저자들은 10대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그들이 열정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를 알려 주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닫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참. 저자들이 ‘친구 문제’를 주제로 이 책을 쓴 이유가 또 있다. 한 중학교에서 실시한 <청소년 인식 조사>에서 32%의 학생이 고민 1순위로 ‘친구 관계’를 꼽은 걸 보았기 때문이란다. 특히 사춘기 학생들은 다른 어떤 문제보다 친구 관계에 관심이 많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더더욱 친구 문제로 방황하기 쉽다. 어떻게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부모가 지침이 되려면 이런 책을 읽고 자녀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김미향 에세이스트·출판평론가


2022년 8월 18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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