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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ug 28. 2022

난 분리배출로 세상을 구할 수 있지

-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1. 오늘 소개할 책은?

혹시 쓰레기 ‘덕질’에 대해 아는가? 덕질이란 좋아하는 일에 깊이 몰입한다는 뜻으로, 쓰레기 덕질이란 쓰레기를 모으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기울이며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일에 푹 빠진 걸 뜻한다. 오늘 소개하는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는 쓰레기 덕질을 권하며 “인류의 미래는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생활 속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에 힘쓰자는 것이다. 또 기업이 생산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매의 눈으로 지켜보자고 이야기한다.      


2. 쓰레기 분리수거가 아니라 쓰레기 분리배출이라고?

그렇다. 분리수거가 아니라 ‘분리배출’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잘못된 용어 사용이 우리의 역할을 헷갈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우리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자고 실천하자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분리수거의 정확한 표현은 분리배출로, 분리수거는 배출하는 사람 입장에선 잘못된 표현이다. 배출(排出)은 ‘안에서 밖으로 내보내다’라는 뜻을, 수거(收去)는 ‘거두어 가다’는 의미이다. 즉, 우리가 흔히 쓰레기를 플라스틱, 종이 등으로 나누어 버리는 행위는 분리배출이고, 그 쓰레기를 가지고 가는 지방자치단체가 분리수거를 하는 거란 얘기다. 저자는 쓰레기의 자원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생활 속에서의 쓰레기 ‘분리배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3.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버려야 하는지 과정을 아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맞다. 그럼에도 이런 의문이 든다. 도대체 귀찮은 분리배출을 왜 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쓰레기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인도하기 위해서, 라는 귀여운 표현을 쓰고 있다. 길 잃은 재활용품이 종량제봉투에 담겨 불에 타거나 땅에 파묻히면 안 되기 때문이다.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는 목적지가 다른데, 재활용품은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일반 쓰레기보다 훨씬 더 길고 복잡한 여행길에 나서게 된다. 처음부터 쓰레기가 안 나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니 자원으로 계속 이용하면서 쓰레기로 배출되는 양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홍수열 지음 l 출판사 슬로비 l 가격 1만6000원


4.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꼭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면?

단순히 재활용만 잘한다고 지구 생태계를 살릴 순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선 제로 웨이스트를 꼭 지켜야 할 규칙 5R에 대해 이야기한다. 5R이란 줄이고(Reduce), 재사용(Reuse)하고, 재활용(Recycling)하고, 거절하고(Reject), 썩히는(Rot)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하고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Reduce), 사용 가능한 것은 최대한 사용해 유효 수명을 늘리고 자원 고갈을 늦추며(Reuse), 재사용이 어려워 쓰레기로 버릴 경우 재활용하여 다시 원료로 사용하거나(Recycling),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불필요한 소비를 거절하고(Reject),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썩혀서 퇴비화하기(Rot)를 말한다. 예를 들어볼까? ‘줄이기’를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거부하고 텀블러 사용하기가 있다. ‘재사용하기’ 방법으로는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을 아름다운가게 같은 재사용 매장에 기부하는 게 있다. 다음으로 ‘재활용하기’의 경우, 재활용을 방해하는 분리배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천하기, 열경화성 플라스틱, 업소용 랩, 고무 제품, 일화용 라이터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꼭 일반쓰레기로 버리기 등이 있다. ‘거절하기’를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물건을 살 때 일회용 비닐봉지 거절하기, 패스트패션 거절하기,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유행을 거부하고 주체적인 소비하기가 있다. ‘썩히기’를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옥상이 있다면 옥상에 퇴비 상자를 놓고 채소나 과일 껍질로 만든 퇴비를 텃밭에 활용하기,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단지 내 텃밭에 사용하기가 있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 보니 어떤가? 참 쉽지 않은가?      


5. 지금 꼭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책은 쓰레기의 자원화를 통한 지구 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쉬운 문장들로 분리배출의 기본 개념부터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까지 알려주며 분리배출을 정확히 하자고 말한다. 더 나아가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물건과 이별하는 자세를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감춰져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는 손쉽게 쓰레기를 버려왔고, 눈에 안 보이니 모두 잘 처리됐거니, 하고 믿었다는 거다. 하지만 이달 초 집중호우 피해가 있었을 때, 빗물받이 역할을 하는 배수구 안이 쓰레기로 가득 차 침수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책은 과연 쓰레기가 감춰져 있는 곳이 배수구뿐일지 생각해보도록 해준다.


김미향 에세이스트·출판평론가


2022년 8월 25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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