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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편집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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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Jan 22. 2023

연휴,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설렘

이어지는 정보시대로는

다른 곳으로 훌쩍 떠나는 설렘을 안겨 줄

즐거운 북카페 보내드립니다.

오늘도 김미향 출판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책 함께 읽어봅니까?

곧 연휴이지 않나. 연휴에 고향으로 떠나는 분들도 계시고 집에서 너튜브로 랜선 여행을 떠나거나 실제 여행을 국내외로 떠나는 분들도 계실 테다. 오늘은 이 모든 분들에게 설날 연휴에 책 속으로 특별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바르샤바를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 겨울, 바르샤바》다. 여섯 편의 폴란드 영화와 함께한 60일간의 폴란드 여행기다.


2. 폴란드라니, 살짝 낯설다.  

그렇다. 여행지로 친숙한 나라는 아니다. 동유럽 여행을 마음먹은 분들이라도 아마 바르샤바까지 둘러보기에는 우회로가 길다고 여길 수 있다. 호기심이 일어도 막상 가기는 어려운 나라가 폴란드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폴란드’라는 나라의 이름을 들으면 어렴풋하게 비극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비극의 이미지는 사실이라고. 저자는 12월에서 2월까지 두 달 동안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지냈는데, 얼어붙을 듯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와 눈 쌓인 바닥, 빛을 가린 무거운 구름을 오래도록 겪고 마지막에 아주 잠깐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한다. 그것이 묘하게도 고된 역사의 진통을 겪고 이제 막 기운을 차리기 시작한 폴란드 근현대사의 생김새와 닮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고통스레 움츠렸다 깨어나는 그 변화를 아련하게 감각할 수 있으실 거다.


3. 그렇다면 《그 겨울, 바르샤바》, 폴란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까?

정보가 없진 않지만 저자는  책이 폴란드에 대한 심상을 전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폴란드의 모든 것에 대해 들려주기보다 그저 폴란드 영화 여섯 편과 바르샤바, 그리고 글을 쓰는 자신 사이를 오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내려갔다고 말한다. 폴란드의 영화와 전쟁과 비극과 갈등과 외로움과 사랑, 그리고 폴란드의 차가운 겨울 공기가 심상처럼 아로새겨져 있는 책이라고 보면 좋을  같다.


4. 말만 들어도 폴란드의 겨울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들은 어떤 영화들인가?

폴란드라는 나라의 낯섦만큼이나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도 낯선 제목들로 가득하다. 모두 폴란드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포피에라비 마을의 영화관의 역사>, <베네치아>, <이다>, <‘자유극장’으로부터의 도피>, <안나와의 나흘 밤>, <옷장에서 나온 소녀> 여섯 편이다. 이 중 <이다>는 내가 본 영화라 관련 챕터가 더욱 흥미롭게 읽혔다. <이다>는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고아로 아기 때 수녀원에 들어와 이제 성인이 되어 종신서원을 앞두고 있는 이다는 세상에 하나 남아 있다는 혈육, 자신의 이모를 만난다. 이모에게서 이다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것과 어머니는 전쟁 때 죽었고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는다. 수녀가 되려고 한 자신이 유대인이었다는 데에 놀란 이다는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결국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로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다는 이모와 어머니의 시신을 찾으러 함께 떠난다. 시간과 눈으로 덮인 과거, 그리고 역사를 향해 용기 있게 달려가는 두 여자에 대한 영화인 셈이다. 또 한 가지, <이다>가 겨울을 배경으로 한 흑백영화였다는 게 떠오른다.



5. 그런데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책을 읽기 어렵지 않을까?

영화 얘기가 또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아서 이런 영화가 있구나, 이런 이야기가 있구나 하고 책장을 슬며시 넘기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재미있는 리뷰를 보았다. “이 책 읽지 마세요. 다 읽을 때쯤 비행기 티켓을 할부로 결제하고 있는 당신을 만날 수 있어요. 먼저 갑니다, 안녕~” 저자는 폴란드의 바르샤바에 머무는 동안 계란 부치는 솜씨가 나날이 좋아지고 커피를 들고 초점을 잃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 때 비로소 본인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연휴 동안에는 어디론가 떠나서,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책으로 대리만족을 하며 아름다운 문장에 푹 잠긴 채 폴란드로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네 오늘은 설 연휴에 읽기 참 좋은 책

《그 겨울, 바르샤바》

함께 잘 읽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즐거운 북카페>, 김미향 출판평론가와 함께 했고요.

지금까지 ‘지금은 정보시대’ 전해드렸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1월 20일(금) KBS 라디오 <즐거운 라디오 여기는 안동입니다> '즐거운 북카페'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https://and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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