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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pr 16. 2023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마음

- 《기꺼이 헤매는 마음》

1. 오늘 소개할 책은?

이제 2월의 마지막 주다. 곧 3월이 올 텐데 이 시기에 읽기 좋은 책 한 권 소개한다.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마음' 같은 책 《기꺼이 헤매는 마음》이다. 작년 연말에 출간된 이 책은 저자의 인생 경험과 생각, 그리고 저자와 맞닿아 있는 여러 인물들의 경험을 통해 조금 헤매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갈등과 불안을 마주치는 건 필연적일 거다. 그러한 갈등과 불안을 먼저 겪은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마음으로 스스로의 길을 걸어갈지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시리도록 투명한 문장들이 압권이다.      


2. 제목이 독특하다. 살짝 설명해 준 것 같긴 한데,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달라?

사람은 언제나 안정과 확신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인생에서 여러 번 길을 잃어버렸지만, 다시 일어나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살아남은 이들이 있다. 이들은 마치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지닌 자와 같다. 이런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모든 것을 수용하며 인생의 갈림길에서 정답을 찾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은, 마치 인생의 대표주자인 것 같다. 이 책은 불확실한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겪은 희생과 슬픔, 또한 당면한 어려움과 불안감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슷하다. 우리는 불확실성과 불안에 노출되어 있지만, 저자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에 ‘기꺼이 헤매는 마음’이라는 아름다운 제목이 탄생한 것 같다.      


3. ‘에세이’다 보니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저자는 올해로 16년 동안 다큐멘터리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책이 첫 책이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간 잘 알지 못했던 다큐멘터리 방송작가의 세계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 작가답게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세심한 관찰력이 놀랍다. 저자의 직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더불어 저자의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인간관계, 가족, 친구,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좋은 수필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글쓴이의 삶에 읽는 이의 생이 포개어진다. 겹쳐진 ‘나’와 ‘당신’이라는 화두가 고요하고 깊다. 갈피마다 묻어 있는 삶의 순간순간이 생생히 빛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4. 저자 외의 다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궁금하다.

그럴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저자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어려움을 수용하며 계속 나아가고 있다. 저자의 삶은 그들의 삶과 겹쳐지며 더 성장한다. 이렇게 차오르고 남은 나날들을 저자는 성실히 기록했다. 꼬치꼬치 질문하지 않고도 타인을 위로할 줄 아는 PD 선배나, 열 살의 어린 조카에게 삼촌과의 불화를 고백한 숙모에게 타인을 ‘밀치는’ 말이 아니라 ‘당기는’ 말의 힘을 배우기도 한 것 말이다. 노동에, 관계에, 때로는 나 스스로에게 지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저자와 다른 사람들의 의지를 엿보며 우리들 역시 삶을 살아내는 데 있어 힘을 얻을 수 있다.      


5. 이 책을 통해 청취자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말씀드렸다. 따라서 저자가 살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에세이는 솔직해야 제맛이지 않나. 이 책에는 20대 중반,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했던 얘기 등 매우 진솔한 내용이 담겨 있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더욱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다. 이처럼 매우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일상의 순간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많은 영감과 용기를 줄 것 같다. 삶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를 찾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삶을 잘 살아가는 방식과 아픔 속에서도 인생을 긍정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을 거다. 이 책은 희망을 전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기꺼이 헤매는 마음을 가진 자들의 존재와 그들이 만든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2월 23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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