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일하는 마음>
서울 오자마자 인산인해인 고터 카페 세 곳을 돌아다니며 급하게 프라푸치노 한 잔.
버스 안 히터가 너무 빵빵해서 목도 몸도 답답하고 건조했다. 조금이라도 차 막혔으면 몸서리치는 귀경길이었을 듯.
친구가 사 준 맛있는 프라푸치노(고마워) 마시며 되돌아보니 이번 동해도 힐링이었구나. 나이 들어갈수록 고향도 가족도 더 애틋하다.
이번 동해행에 챙겨간 책은 <일하는 마음>. 참 좋은 책이라 밑줄 몇 개 꺼내어본다.
직장 밖에서의 6년가량은 ‘나의 일’을 하는 감각을 만들어주었다. 지금은 다시 조직에 속한 사람이자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일을, 직장 밖에 있었더라도 선택했을 법한 일을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저자 소개 중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떤 조건, 어떤 상태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하느냐’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p. 7
직장에 속하지 않은 채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일을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완벽히 좋은 것만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작게는 몇 시에 일어날지, 어디서 일할지부터, 크게는 얼마를 벌지, 누구와 무슨 일을 할지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렇게 선택의 대상이 많아지면, 자신의 선호와 우선순위에 대해 훨씬 촘촘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런 기회들 덕에 저는 나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나열할 수 있었고, 그것들만 충족된다면 직장 안이냐 밖이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pp. 8~9
이 책의 초고를 읽고 난 후 출판사 어크로스의 김형보 대표님이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보이는 글"이라고 평했습니다. 마음을 읽힌 듯해서 조금 당황했고 부끄러웠습니다. 헤어져 돌아오는 길, 왜 부끄러웠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경쟁'이나 '승자독식' 같은 말이 당연한 규칙이 되어 버린 사회에서는 나의 치열함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언제나 내가 일하기를 좋아하고, 기왕이면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조금쯤 부끄러워하며, 그런 내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마음은 어떤 식으로든 흘러나오기 마련이고, 독자 역시 그 마음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아예 이렇게 고백하고 시작하는 게 낫겠습니다.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의 에필로그 마지막 문단은 "그리하여 다르게 살려면 유능해져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 문장은 이상하게도, 그 책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부터 마음속에 있던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낸 이후에도 주문같이, 가끔씩 알람을 울리며 머릿속에 떠오르곤 했습니다.
네, 저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시습니다.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지 못하는 일'에 몸을 던지길 좋아하고, 그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또 한 뼘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pp. 10~11
직장생활 11년을 마무리 짓고 독립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왜' 그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p. 12
"나의 책에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각자의 한계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중략)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일하는 마음'이 어떤 독자들에게 조금쯤 쓸모가 있을 수 있다면, 자신만의 열심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려는, 그래서 외부의 평가 이전에 스스로 만족하며 자기 성장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 씨름의 기록이 어떤 식으로든 지지 혹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p.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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