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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Oct 15. 2023

<카포티>와 『인 콜드 블러드』와 <밀양> 다 있다고?

『적』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적』은 실화다. 화자도 작가 엠마뉘엘 카레르다. 카레르는 5쪽에서 ‘나’로 등장한다. 그는 마침 필립 K. 딕의 전기에 대한 글을 마쳤다고 하는데, 실제 카레르는 1993년에 『나는 살아 있고 당신들은 죽었다. 필립 K. 딕의 전기』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 부모까지 무참히 살해한 장클로드 로망과의 서신, 면회를 통해 거짓말과 종교적 회개를 엮어 한 인간에서 나아가 인간 전체의 정체성을 묻는다(이런 철학적인 주제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러너>,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러너2049>와도 맥이 닿아 있다). 기가 막힌 건 살인범 장클로드 로망은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에서 “20점 만점에 16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그가 시험을 치렀던 1971년 6월 학기에 대학에서 제안한 세 개의 주제 중에서 그가 택한 것은 <진실이란 존재하는가>였다.”


『적』은 쉬운 문장으로 빠르게 읽히는 ‘대중적 재미’라는 외피에 ‘철학적 질문’을 내포하고 있다. “악마를 규정하는 최종적인 의미는 거짓말쟁이라고 한다”는 카레르의 말을 되새기며,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와 비교하며 읽어보자.



(김미향 / 출판평론가, 에세이스트, 콘텐츠 미디어 랩 에디튜드 대표)



2023년 10월 10일(화) <스포츠경향> '출판숏평'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art_id=202310101550003&sec_id=56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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