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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Oct 16. 2023

여행의 진짜 의미?

《소설 목포》  박생강 외 지음 l 출판사 아르띠잔 l 가격 15000원


가을이 깊어지고 있어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좋은 계절이지요. 그러나 모두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만약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책을 통해 다른 도시를 경험하는 색다른 여행법도 있지요.


이 책에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목포'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 8편이 담겨 있어요. 박생강, 백이원, 김경희, 강병융, 김학찬, 김의경, 전석순, 정진영 소설가가 각각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 목포를 배경으로 성장, 가족, 우정,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지요.


이 소설집에서 특히 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은 총 세 편이에요. 이 세 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목포를 여행하면서 자기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김의경 소설가의 <최애의 후배>는 가수 ‘아이유’의 팬인 싱가포르 아저씨와 아이유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주인공이 함께 아이유의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였던 목포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통해 ‘팬심’의 의미,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말하는 작품이에요.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해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열어주는 이 작품을 읽으며 주인공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주인공이 아저씨와의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마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다음으로 김학찬 소설가의 〈구름기期〉와 김경희 소설가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은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그린 작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구름기期〉의 주인공 ‘학찬’은 아버지의 사망으로부터 9년이 흐른 뒤, 불현듯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목포로 가족여행을 갔던 기억이 떠올라요. ‘왜 그때 아버지는 굳이 목포로의 여행을 고집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1998년 아버지가 갔던 경로 그대로를 추적해 목포로 떠나게 돼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그간 잊고 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점을 깨달아요.


김경희 소설가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의 주인공 역시 1996년, 아버지를 따라 방문한 목포에 어른이 되어 방문해요. 그곳에는 아버지와의 잃어버린 시간을 매개해 주는 ‘삼색 고양이’가 있고, 주인공은 꿈인 듯 현실인 듯 시공간을 초월하게 돼요. 결국 ‘삼색 고양이’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여정의 동반자이자 주인공의 성장과 성찰을 돕는 조력자이기도 한 셈이지요.


책 속에 나오는 목포에 관한 노래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목포 연락선>을 들으며 이 책의 문장들 속에서 목포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건져 올려보세요. 소설로 떠나는 목포 여행이 곧 진짜 ‘나’를 찾는 성장 여행의 시작이 될 거예요.


김미향 콘텐츠 스타트업 에디튜드 대표·작가




2023년 10월 16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0/16/20231016000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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