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귀영화

신의 한 수

- 영화 <신의 한 수> 리뷰

by 김뭉치

사실 별 기대는 없었다. 영화 포스터를 봤을 때도 별 감흥이 없었다. 출연진의 면면을 봤을 때도 썩 당기지는 않았다.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사전 정보가 전무해서 더욱 그랬을 터였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에는 “재미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 영화를 보게 된 데에는 전날 본 관객들의 댓글들이 유효했다. “너무 잔인하다” “바둑판에 인생을 담기엔 연출력이 부족하다” 같은 평론가들의 영화평만 보다가 “<아저씨>+<타짜>+<킬빌>. 꿀잼” 같은 댓글들을 보다 보니 내가 직접 영화를 보고 평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내 소감은 뭐냐고? 내 감상은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을 반반씩 섞으면 나온다. 잔인했고, 감독이 바둑판에 인생을 담으려고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연출력이 다소 부족한 것도 맞다. <아저씨>와 <타짜>의 느낌도 강했다. 더불어 개연성 면에서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아직도 남는 의문은 태석(정우성)이 배꼽(이시영)을 사랑하게 됐냐는 거다. 만약 그렇다면 그 연결고리는 심히 미약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아무리 눈빛만 봐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지만, 이건 좀 뭔가 이상하다. 바둑으로 시작해서 폭력으로 끝나는 결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머리를 써서 시작했으면 머리를 써서 끝나기를 바랐다. 우리나라는 뭐든지 사랑을 엮어 이야기의 농도를 흐지부지 만드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만 아니었더라도 정우성이 이범수와의 바둑에서 비기는 일 따위는 없었을 거다. 함께 영화를 본 남치니는 이 영화의 클리셰를 지적했다. 엔딩 액션신에 정우성이 꼭 화이트 수트를 입었어야 했느냐는 거다. 바둑돌 하나가 모두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걸 정우성은 액션으로 보여줬다. 바둑으로 보여줬으면 싶었는데, 화이트수트를 입고 블랙수트를 입은 놈들을 다 죽여버렸다.


그러나 어찌됐든 영화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다. 어차피 재미 이상을 기대하지 않았으니 이걸로 충분하다. 올해 개봉한 영화는 <신의 한 수-사활편>이다. 뜨거운 여름을 달구어줄 다음 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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