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귀영화

감성을 건드리는 고전의 재탄생

- 영화 <마담 뺑덕>

by 김뭉치

스포일러가 있어요




대학에서 국문과 전공 수업을 듣던 4년 내내, 학교에서 영화를 참 많이 봤다. 대개 고전문학 수업 시간에 고전을 현대적으로 차용한 다양한 예를 배우며 <춘향뎐> 등의 영화를 보았다. 사실 <춘향뎐>은 영화가 나온 지도 오래됐고 이쯤 하면 국문과 학생들도 다른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가져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차였기에 <마담 뺑덕>의 등장은 참으로 반가웠다. 앞으로 국문과 수업에선 종종 이 영화가 강의실에서 상영되지 않을까.


영화는 고전 심청전에 아주 감성적으로 접근한다. 영화 내내 흐르는 아름답도 고혹적인 클래식 선율, 꽃비 떨어지는 시골의 마을, 고여 있는 듯한 시간, 멈춰진 관람차. 그리고 아름다운 두 배우 정우성과 이솜. 촬영감독 이성제는 전반부는 라이트하게, 후반부는 다크한 느낌으로 대비시키며 뺑덕의 변모를 확인시켜준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지루했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솜이라는 배우를 새로 발견한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웠다. 풋풋함과 집착, 복수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어린 여배우의 연기는 아름다웠고, 전혀 지겹지 않았다. 더불어 심학규라는 캐릭터 역시 그 배역을 맡은 배우가 정우성이기에 그나마 욕이 덜 나오고, 일견 그럴 수 있겠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불혹의 나이를 넘겼지만 아직도 20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배우의 모습을 보니 역시 배우는 배우구나 싶더라.

아쉬운 것은 덕이가 어떻게 뺑덕으로 변하게 됐는지 그 설명이 약간 부족하고, 청이가 일본으로 팔려 갔다 다시 돌아오는 전개의 급작성.

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박시연의 아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박소영은 글쎄. 내 보기엔 100:1의 경쟁률을 뚫고 이 배역을 따냈다기엔, "빛의 각도와 장면이 요구하는 감정에 따라 입체적인 표현력을 자랑하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기에는 너무나 무색한, 일차원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얼굴은 예뻤지만, 이솜이라는 배우 앞에서 맞짱을 떠야 할 때는 상대적으로 그 작은 키와 큰 덩치가 뺑덕을 압도하지 못해 우스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 별 것 없는 꼬마에게 지금껏 내공을 쌓아온 악 받힌 덕이가 진단 말야? 말도 안 돼, 뭐 이런?

어쨌든 모그의 음악과 어우러져 영화는 전체적으로 처연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줘 눈과 귀과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라스트 신은 학규가 덕이의 손을 잡는 것으로 그냥 끝맺었다면 좋았겠다. "사랑해, 덕이야."라니 그건 너무 촌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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