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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Jan 18. 2019

2018 책의 해 결산

-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10차 책 생태계 비전 포럼

지난 12월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 1층 강당(야주개홀)에서 2018 책의 해 제10차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이 열렸다. ‘2018 책의 해 결산과 「출판 미래 비전 2030(안)」'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 1부(책의 해는 계속되어야 한다 - 2018 책의 해 성과와 과제)에서는 유성권 2018 책의 해 집행위원이 사회를 맡고 정은숙 2018 책의 해 집행위원장이 주제발표자로, 이경직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과 김성신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 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2부 출판 미래 비전 2030(안) 토론회에서는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이 기조연설을 했고,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이 주제발표자로, 류지호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책 담당 상무이사와 김한청 한국출판인회의 기획정책위원장,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유통대책위원장,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임성희 아이리버 동영상그룹 상무가 토론자로 나섰다.       


2018 책의 해 성과와 과제     

1부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은숙 2018 책의 해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책의 해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2018 책의 해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했다. 정 위원장은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 가지 방향의 기획을 했다고 밝혔다. 첫째, 무거운 책의 가치는 그대로 두되 책을 접근하는 방식은 가볍고 발랄하고 친근하게 하려고 했다. 둘째, 혼자 읽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으니 함께 읽자고 했다. 셋째, ‘당신이 있는 곳이 도서관’이라는 슬로건 하에 네이버 기금을 가지고 ‘라이프러리’라는 야외 이벤트를 벌였다. 정 위원장은 이를 축제에 해당하는 독서운동이라고 평했다.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연간 사업으로는 크게 4월 22일∼23일 양일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국민 함께 읽기 축제, 내년도 정책에 반영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10차에 걸쳐 진행된 책 생태계 비전 포럼, 도서관 함께 읽기 사업 및 서점 함께 읽기 사업, 대국민 공모 함께 읽기와 대국민 참여 함께 읽기, 책 생태계를 위한 기념 사업과 네이버와 함께 4개 지역에서 진행된 라이프러리 사업 등이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참신한 감각의 독서 캠페인도 전개했다. 나도 북튜버 영상 공모, 위드북 사진 공모, 북스피치 공모전, 북캠핑 등은 그러한 이벤트였다. ‘#무슨 책 읽어?’라는 슬로건은 안부 인사를 나누듯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하루 10분 함께 읽기 캠페인은 100개 이상의 학교와 군부대에서 실시했는데, 2018 책의 해 기조가 ‘함께 읽기’였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행사였다.


특히 정 위원장은 심야 독서문화를 조성한 심야 책방의 날, 전국의 지역 축제를 순회하며 시민들이 책을 읽고 구매할 수 있도록 이동형 책방을 운영한 캣왕성 유랑책방에 애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고전 명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풍자하는 우리 고전 다시 쓰기 백일장을 개최해 독자들이 고전의 가치를 깨닫고 창작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했으며 시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책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진행했고,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토프레소 매장에서 종이책 휴대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책 있으면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정 위원장은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매년 선택과 집중의, 특성 있는 책의 해 개념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정부 예산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과 민간의 자생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행하지 못한 점, 국민의 인지도 제고와 대대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홍보 재원의 절대적 부족을 들었다. 정 위원장은 추후에는 총론에서 각론으로의 심화 확대와 진화가 필요하다며 2019 그림책의 해, 2020 과학책의 해, 2021 미스터리를 읽다, 2022 책읽는 실버 등 특성 있고 다양한 책의 해 사업이 매년 시행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10차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의 1부는 2018 책의 해 성과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 제공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먼저 이경직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이 정부 입장에서 책의 해가 태동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정부에서 느끼는 성과와 한계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책의 해가 지속되길 바라며 정부의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책의 해 사업이 3월에 출범하는 등 늦어졌는데, 쉼 없이 달려 여기까지 왔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전국 책읽는도시협의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연결해 포괄적으로 독서운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올해는 독서에 대한 가치, 책에 대한 가치 제고 쪽에 치중했다면 내년부터는 올해 책의 해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한 걸 확대해 거점 인프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지역 출판 환경을 활성화해 지역 인재들 유입할 수 있도록 북 비즈니스 센터를 통해 다양한 창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생각도 있다고 했다.


김성신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2018 책의 해가 젊은 독자를 향해 캠페인을 집중시켜나간 점을 높이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성,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는 책의 해의 방향이 북튜버 등 미디어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육성하는 데 신경을 쓰거나 지원하는 등 책과 관련된 생태계 구축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또 독서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게 아닌 독서의 생활화를 통한 삶의 질 제고를 어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다는 걸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등 좀더 섬세하게 정책이 짜였으면 한다는 것이다.


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 부장은 28개의 행사가 열렸음에도, 홍보 부족으로 책의 해를 맞아 이렇게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는 걸 모른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행사 내용은 좋았지만 확장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홍보가 잘 안 되면 자기만의 잔치가 되기 십상인데 출판계 내부의 에너지도 생각보다 많이 모이지 않아 자기만의 잔치조차 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이경직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이 말했듯 학생들의 독서 운동이 가장 중요한데 문화부와 교육부 등 부서를 넘나드는 일이기 때문에 잘 진행되지 않은 점을 들며 내년에 이 운동이 어떻게 심화, 확산되느냐에 이 사업의 성과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러한 구체적 사업의 지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책의 해에서 거둔 성과를 출판사, 서점, 독서동아리, 지자체, 개인까지 계속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구체적인 비전 수립이 필요하다

2부에서는 출판 미래 비전 2030(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기조연설을 한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은 지금 우리 출판계가 처한 현실은 길이 없는 게 아니라 길이 너무 많아 전략적으로 출구를 찾지 못해 한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며 확산은 오직 연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을 구축해 교육계, 도서관계와의 협업을 위한 논의구조를 마련하고 웹을 포괄하는 보다 폭넓은 독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종이책과 전자책, 교육, 권위와의 연결이다. 또한 큰 출판사와 작은 출판사, 민관, 출판계 내 다양한 의견, 학교 도서관, 유통사, 서점, 지자체, 학계 등과의 연결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출판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구체적인 비전 수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지금은 위협과 동시에 기회라며 출판문화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고 시나리오 기법을 통해 출판문화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그러면서 출판의 미래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는데 출판IP 지원센터 구축, 유통 정보 시스템 고도화 및 연계사업 지원, 아시아 출판 B2B 마켓 운영, 지역 출판 생태계 지원 인프라 구축,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업 구조 개편이라는 5대 중점 사업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출판권자의 권리 문제 등 긴급한 현안이 빠져 있고 구체성, 현장성이 부족하다는 토론자들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달라지고 있는 독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새로운 기획, 뾰족한 콘텐츠, 유통의 다각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작가와 시장의 연결도 있지만 내 팬을 이해하고 내 독자를 이해한 뒤 그들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출판시장이 10대, 여성, 테크 등 좀더 세부화된 타깃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출판 미래 비전 2030(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 제공


오늘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아마 5G가 상용화되면 미디어 환경은 지금보다 더 급변할 것이다. 책의 환경이 달라짐은 물론이다. 이제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독자들을 향해 우리 출판계가 어떤 이슈를 던질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480호(2019. 1. 20 발행)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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