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수요일의 꿈

by 김뭉치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면 항상 '부흥서점' 앞에서 만나자고 말하곤 했다. 우리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서점이었고 대학로의 입구에 위치한 서점이었다. 성인이 된 나는 그 서점에 들어가 책과 문구류를 둘러 보았다. 배가 고파서 서점 사장님께 김치라면을 주문했다. 건더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국물이 가득한 김치라면이 나왔다. 맛있겠다. 잘 먹겠습니다. 두 손 모아 소리 치고 나무젓가락을 두 개로 쪼개는 사이 부리는 빨갛고 깃털은 초록인 작은새가 날아왔다. 아주아주 작은 새였지만 날개가 놀랄만큼 커서 그 큰 날개를 좌우로 쫙 펴며 짹짹거리니 귀가 찢어지는 듯했다. 놀란 나는 악악악, 소리를 지르며 이불을 그러모았다. 덩달아 놀란 남편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소리 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 세 시 반이었고 밤의 카펫은 아직 늘어지게 길었는데 서로 소리를 지르며 생쇼를 한 남편과 나는 여전히 놀란 표정이었다. 스탠드를 켜 내 옆에 더 이상 작은새가 없는지 확인했다. 작은새는 없었고 서점도, 김치라면도 없었다. 미안해. 남편에게 사과하고 다시 혼곤한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곳에 더 이상 작은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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