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by 김뭉치

이상했다. 분명 회사인데 동료들이 다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상사는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다. 이 와중에 한 친구가 퇴사했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였다. 참으려고 했는데 못 참고 엉엉 울고 말았다.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 싫어서 떠난다고 했다. 퇴사 기념으로 우리 팀끼리 송별회를 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부터 멀리까지 한참을 걸어 내려갔지만 뭘 먹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마치 유년의 길을 내려가는 것처럼 내 기억 곳곳에 숨어 있던 간판들이 꿈속에 등장했다. 결국 우리는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요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린 적도 없는데 연달아 고등학교 친구들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이때는 <눈이 부시게>를 보기도 전인데, 황금시계 없이도 알아서 시간이 되돌려졌다.


다음 꿈에서는 그 시절 사귄 남자친구가 등장했다. 우린 이미 헤어진 뒤인데 남자친구가 생일선물로 카누를 한 웅큼 주었다. 특별히 카누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서 그걸 주고 좋아하는 그애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성의를 봐서 미소를 지었다. 어느덧 그애와 나 모두 무리 사이에 녹아 들었고 우리는 술집에서 맥주와 크리미안 안주들을 먹었다. 꿈속에서 우리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술집엔 우리들밖에 없었고 아무도 우리를 제지하지 않았다. 파르팔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크리미한 파르펠로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맥주잔 가득 채워진 맥주에서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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