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박자

모든 것은 희미해지고

by 김뭉치

죽은 친구가 꿈에 나타났다. 친구가 다른 친구와 카페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 이상하게도 나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너무도 놀라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두 사람이 들어간 카페로 들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꿈속 장면은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흘러갔다. 이윽고 그들 옆에 선 나는 죽은 친구를 향해 말했다.

“살아 있었네?”


친구는 웃다 말고 몹시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 말만 하고 화가 난 사람처럼 뒤돌아서 걸어 나갔다. 친구는 살아 있었다. 그러나 죽은 척 연기를 했다. 살아 있음을 알리지 않은 채. 왜 그랬을까. 나는 안도하면서도 이 믿을 수 없고 황망한 일에 놀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곧 죽은 친구가 뒤쫓아와 내 오른쪽 팔을 잡았다.


“그럴 만한 일이 있었어.”


나는 친구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울었다.



꿈이 너무도 선명해 잠에서 깨 샤워를 하면서도 그 이미지들이 생각났다. 꿈속에서 친구는 왜 죽은 척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미 장례까지 치르지 않았던가. 그러나 모든 것은 희미해지고 흩어질 뿐이다. 친구는 살아 돌아올 수 없다. 모든 것은 나의 희망사항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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