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일

by 김뭉치

- 무엇을 하라는 것인가?

-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 이 일을 지시한 배경은 무엇인가?

- 이 일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어떤 내용들이 담겨야 하는가?

- 이 일의 결과를 최종적으로 보고받을 사람은 누구인가?

- 이 일의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려고 하는가?

- 누구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가?

-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 p. 58



비유하자면 일을 잘하는 사람은 탁구를 치듯 일한다. 탁구 경기에서는 내가 공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상대방으로부터 공이 넘어왔을 때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상대방에게 공을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승산이 있다. 그러니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서 고민하는 것은 오랫동안 공을 쥐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혼자 고민하다 일주일쯤 시간이 흘러 상사를 찾아가면 그때는 이미 늦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사는 "여태 뭐했어? 그동안 뭘 한 거야?"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 p. 60


마케팅에서 쓰는 용어 중 'AIDMA'라는 것이 있다. Attention(주의 집중), Interest(흥미), Desire(욕구), Memory(기억), Action(구매 행동)의 머리글자다. (중략) 즉 우선은 주목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흥미가 생기고 '갖고 싶다'는 욕구를 끌어내 기억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 p. 117


콘셉트가 분명하면 단 10초의 짧은 영상만으로도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는…' 하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지 않아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 p. 123



필리핀 최고의 항공사인 세부 퍼시픽Cebu Pacific은 오랜 장마로 우울해진 홍콩 사람들에게 화창한 필리핀의 날씨를 알림으로써 그들을 필리핀으로 여행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필리핀 날씨 끝내줘요'(It's sunny in the Philippines라는 슬로건 아래 세부 퍼시픽은 홍콩 사람들을 위한 광고를 기획했다. 바로 장마가 시작되기 전 방수 스프레이로 길바닥에 로고를 새겨 넣은 것이다. 비가 오기 전에는 드러나지 않던 로고가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길을 가던 홍콩 사람들은 그 로고를 살펴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췄고, 로고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자 QR 코드가 인식돼 자동으로 세부 퍼시픽의 홈페이지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접속한 사람들에게는 할인 티켓이 제공됐다. 이 홍보의 결과 세부 퍼시픽의 온라인 예약은 무려 37퍼센트나 증가했다.

- p. 164


이렇게 보면 기획과 계획은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획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화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Why'나 'What'이 중요하다. 반면에 계획은 기획을 통해 명확히 설정된 방향에 따라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비하고 준비하는 일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해야 하므로 'How'가 더 중요하다. 계획은 영어로 plan이다. 기획은 plan을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진행형 접미사 '-ing'를 붙여 planning이라고 한다.

짧게 요약하면 기획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의에는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기획이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해나가는 것일까? 기획은 실행하기 전과 실행하고 난 후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즉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만일 기획 이후에도 가치가 높아지지 않고 그대로 있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면 이는 실패한 기획이다.

기획이란 (조직이나 개인의) 가치 증대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 pp. 166-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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