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지도 무섭지도

by 김뭉치

죽은 친구가 꿈에 나왔다. 오래도록 누구인지 모를 여선생의 차를 타고 달렸다. 내가 운전을 하기엔 겁이 났다. 무서웠다. 친구는 전처럼 건강해 보였다. 우리는 양념치킨을 먹었다. 친구 가는 길이 심심할까 봐 책을 한 박스 주었다. 친구는 그 조그마한 가방들에서 어떻게 책이 이렇게 많이 쏟아지냐며 들고 오기 무겁지 않았냐고 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와서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고 답했다. 친구의 죽음을 전해준 또 다른 친구가 갑자기 어지럽다 하였다. 시공간이 뒤틀려서인 것 같았다. 나는 죽은 친구가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다만 빨리 가자고 할 여선생의 재촉이 두려웠다. 우리 앞에 놓인 치킨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김뭉치의 브런치를 구독해주세요.


이 글을 읽고 김뭉치가 궁금해졌다면 김뭉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edit_or_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