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

- 나의 심리 상담 일기 3

by 김뭉치

두 번째 상담을 마치고 2주 간은 큰 고민 없는 시기를 보냈다. 상담 선생님께 무언갈 물어봐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쥐어짜낸 것이 '스트레스 해소법'. 선생님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냐고 물어봤을 때 그 대답은 놀라웠다.


"스트레스를 왜 안 받아야 하죠?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는 게 우리 삶인데요.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바꿔보세요. 스트레스는 존재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얼마 전 시댁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스트레스에 대해 시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올해 칠순인 어머니가 그러는 거다.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니? 내 나이 70이지만 나도 스트레스가 있어. 이 나이가 되어도 있는 게 스트레스야. 그냥 안고 사는 거지. 죽기 전까진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사는 거야. 사람 다 똑같지."


그때에도 시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새삼 무릎을 쳤었는데 상담 선생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셔서 놀랐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한계가 있는 존재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 셈이다.


"거리를 둬야 해요. 스트레스를 받는 나 자신과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아,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이런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하고 나 자신을 바라봐 주는 거예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면밀히 살피는 거죠."


"선생님, 그런데 제가 스트레스 해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유가요. 단순히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러니 해소해야 해, 이건 아니거든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적으론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스스로를 인내심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몸에서 먼저 반응이 와요. 마음은 평온하다고 생각하는데,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몸이 너무 아픈 거죠. 편두통이 시작되고 그게 두통으로 확장돼요. 목, 어깨, 등 근육이 뭉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프고요. 어쩔 땐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저려와요. 늘 긴장하며 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은 본인도 어깨 근육은 잘 뭉치는 편이라며 그럴 땐 이완 운동과 마음 챙김 명상이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다. 컬러링이나 뜨개질 같은 단순한 일도 생각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 뜨개질 열풍이 부는 이유에는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맥락에선 요리도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가능하다. 재료를 다질 때 머릿속에 잡념이 사라지고 힐링이 되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막간을 이용해 이완 운동을 해 보았다. 숨을 들이마시며 몸 근육 전체에 잔뜩 힘을 준다. 이후 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몸 근육 전체에 힘을 빼는 것이다. 명상에서의 포인트는 나를 관찰하는 또 다른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 안에 많은 생각들이 떠다니는 걸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아! 금세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구나' 느끼는 것이다. 마치 위에서 아래에 있는 나를 조망하듯이 말이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불안을 편안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상담을 통해 그간 너무 애쓰며 살았던 나 자신을 돌아보고 힘 빼기의 기술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느꼈다. 그럼에도 나는 나 자신이 문제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자 노력했다. 나 자신이 문제 많은 사람이라 상담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상담 선생님이 잡아주신 나와의 상담 목표처럼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상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삶에 균형을 잡고 그간 내가 잘 돌보지 못했던 '나'를 더 소중히 여기기 위해, 위로하기 위해 이 상담을 받고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하고자 노력했다.


선생님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나에게 업무 스케줄 중간중간 휴식을 넣고 그렇게 해서라도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길 권유했다. 워커홀릭 기질이 있는 사람은 인위적으로라도 스케줄링하여 자기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게다가 나 같은 사람은 그런 휴식 시간 자체를 오래 가지면 심적으로 부담을 느낄 것이기에 짧게 여러 번의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심호흡이랄지, 스트레칭이랄지, 어깨에 힘을 줬다 빼는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라는 것이다.


더불어 내 삶 전반에 있어 허용 범위는 내가 결정하는 거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나를 돌본다는 게 뭘까?' 네 번째 상담까지 남은 약 2주 간의 시간 동안 내가 고민해볼, 나의 화두다.



Tip

상담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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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는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ACT)를 일반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자조서적으로서, 인간이 겪는 심리적 고통의 문제에 대한 통찰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ACT에서는 심리적 고통은 그 자체로 비정상적이거나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ACT는 많은 증상이나 부적응적 행동이 생각, 감정과 같은 사적 경험을 피하거나 억제하려는 시도에서 생긴다는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ACT에서는 내적으로 사용하는 통제 전략들을 확인하고 버리기,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사적 경험이 일어날 때 그것과 싸우거나 논쟁하거나 문자적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알아차리기, 가치를 둔 결과를 얻게 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집중하기 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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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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