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하고 싶은 말 있나요?”
“글쎄요. 딱히 생각나는 말은 없습니다. 보통 최종발언이라 하면 불리한 판을 뒤엎는 멋있는 말을 하거나, 미처 어필하지 못한 매력을 있는 대로 끌어 모아 인상을 남기는 강렬한 한 마디를 해야 할 것만 같거든요. 그런 영화와 같은 문장은 떠오르지 않네요. 아, 솔직히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텐데도 끝까지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아닙니다. 저야말로 k씨의 가치관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보통 면접을 하면 모범적이고 상투적인 대답만 잔뜩 들은 채 무미건조한 시간을 보내곤 하거든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사실 투정 아닌 투정처럼 말씀드린 부분도 있었거든요. 이런 스타일의 면접이 처음이다 보니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점차 편해졌습니다. 마치 편한 형에게 말하는 느낌? 밤에 야경을 바라보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나 둘 꺼내는 그런 느낌말입니다.”
“형이라니, 오랜만에 듣는 호칭이네요.”
“첫 질문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 왕창 쏟아냈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민감한 이야기다보니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는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두서없이 말씀드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에요, 첫 질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흐름대로 쏟아내었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편안하게 대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는 좀 더 깊은, 제 내면의 이 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표면에 떠다니는 충동적인 생각, 순간 느끼는 감정의 흐름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네요. 여태껏 한 이야기보다 좀 더 깊고 근본적인 이야기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