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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사 Aug 31. 2015

간헐적단식 11주차

5:2 단식법 실천 중

기존의 블로그에 짤막하게 단식후기를 적었습니다. 현재진행형이고, 거의 평생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10주차까지의 기록은 짤막하게 요약합니다.


참고문헌: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혹시나 제 후기를 읽고 나도 해볼까...는 생각이 드는 분들을 위해 적습니다. 위의 참고도서는 꼭 읽고 따라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어야 간헐적 단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현재 내 상태에 맞춰 최적의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제대로 할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단식법의 실천가능 최소연령은 만 30세입니다. 간헐적단식의 최적령기는 4-50대입니다. 그러니 젊은 분들은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섯불리 시작하지 마세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5월의 마지막 날, 간신히 버티던 체력이 드디어 바닥을 쳤다. 일과 육아의 병행에 힘들어서 그나마 살은 빠지네 했던 것도 잠시, 너무 힘드니까 스트레스를 기름지고 단 음식으로 풀다보니 살은 더 찌고, 그러니 피곤이 떨쳐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도 피곤했고 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져 일에도 지장이 왔다. 체중을 재보니 65.5킬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어차피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출근하자마자 헬스장에 등록하고 입금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뛰자. 하루도 안뛰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뛰는 게 낫겠지.


아이가 생기기 전에 헬스를 일 년 정도 했었다. 기본적인 운동요령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근력운동에 유산소운동을 프로그램으로 돌리면 씻는 시간까지해서 아무리 적게 잡아도 두 시간은 필요하다. 헬스를 접었던 것은 두 시간 내는 게 쉽지 않아서였다. 육아 때문에 칼퇴근해야 하는데, 그 시절처럼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그래서 딱 30분 러닝머신만 하기로 했다. 씻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총 시간 딱 한 시간. 이 정도면 점심시간을 이용해도 되고 어차피 떨어진 업무효율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보다는 체력회복이 더 절실했다.


6월 운동 첫날, 30분간 뛰면서 땀을 흘리고 나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예전 운동할 때의 기분이 떠올랐다. 한차례 실컷 뛰고나면 마치 목욕탕에서 때민 기분이 들어서, 운동을 몸 속 때를 미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었다. 마치 삼 년만에 목욕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이삼일씩 러닝머신을 했다.


6월 중순, 퇴근한 남편이 단식 이야기를 꺼냈다. 동료 선생님들 중에 몇분이 지난 겨울 단식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이 회복되더라고, 우리도 이번 겨울에 해볼까? 제안을 했다. 나는 단식을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먼저 해야지, 하면서 알라딘에 들어가 책을 검색했다. 정식 단식책을 장바구니에 넣고 둘러보는데 간헐적 단식에 관한 책이 보였다. 정식단식 전에 가볍게 간헐적단식을 해볼까, 싶은 마음에 전자책을 주문해 그날 저녁에 다 읽었다.


그리고 다음 날 첫 단식을 수행했다. 내가 택한 것은 5:2 단식법이었다. 5일은 평소처럼 먹고, 2일은 굶는 방법이다. 식사량을 줄이는 건 예전에 해봤지만 식탐이 있는 편이라 쉽지 않았다. 차라리 하루를 통째로 굶는 게 내겐 더 잘 맞아보였다. 그리고 말이 2일이지 24시간 단식을 두 번에 나눠서 하는데다가, 24시간이 저녁 먹은후 시작해서 그 다음날 저녁 먹기 전까지 하는 거라 실질적으로 거르는 끼니는 두 끼 뿐이었다.


딱 하루를 했을 뿐인데 많은 걸 깨달았고 많은 게 달라졌다.


제일 큰 깨달음은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큼 먹는 스트레스도 많았구나, 였다.


하루종일 먹지 않아도 되니 참으로 편안했다. 오늘 뭘 먹을까 궁리하지 않아도 됐고, 신기하게도 몸이 느긋하게 이완됐다. 걱정보다 먹는 게 많이 생각나지도 않았고 일도 잘됐다. 단식을 끝내고 첫 식사에 폭식할까 걱정했는데, 외려 그닥 먹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간단히 먹었고, 그 효과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평소 먹던 양의 절반 가까이 식사량이 줄었다. 배가 불러서 더 먹을 수가 없었다. 두 가지면에서 깜짝 놀랐다. 위가 이렇게 쉽게 쪼그라드는 장기였구나, 하나와 그동안 내 식사량이 참 많았구나, 둘이었다.


이렇게 두 번, 첫 한 주를 하고나니 2킬로그람이 줄어있었다.


11주차까지 완료한 현재 내 체중은 58.7 킬로그람, 총 6.8 킬로그람을 감량했다. 중간에 휴가와 몸상태 때문에 3주간 못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체중감량은 첫 3주에 4킬로로 가장 감량효과가 좋았다. 이후부터는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빠진다. 역시 운동을 병행할 때 감량이 빠르게 셋업된다.


사이즈는 10주차 때 체크했는데 허리가 1.3인치 줄었다. 그렇게 안빠지던 허벅지도 확 줄어서 입으면 꽉 차던 반바지에 1/3 가량의 여유가 생겼다. 십 년 전에 입던 바지가 쑥 들어간다. 작아져서 다른 사람 주려고 챙겨놨던 옷들을 도로 다 꺼냈다. 행복하다.


목표체중은 57킬로그램, 이상체중은 55킬로그램이다. 9월에 목표체중대에 진입하고 올해 안에 이상체중이 되면 좋겠지만 조급한 마음은 없다.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그렇게 될 것을 아니까.


체중감량 외에도 좋은 변화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10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했다. 지금은 5-6시간만 자도 개운하니 피로가 싹 풀린다. 여름엔 5-6시면 눈이 떠져서 새벽시간에 책을 읽기도 하고, 아예 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8시쯤 집에 돌아와 남편과 아이에게 밥을 차려준 후 다시 출근하기도 했다. 집중력도 좋아졌다. 이렇게 되니 하루가 저절로 길어졌다. 일 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도 진정이 되었다.


집밥 먹는 횟수도 늘어났다. 이틀의 단식기간 동안 식구들 밥만 해먹이면 되니, 반찬하는 시간도 여유로와지고, 단식의 영향인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땡기지 않아 자연스레 집에서 밥을 잘해먹는다. 예전엔 피곤하고 자꾸 눕고 싶으니 해먹는 게 귀찮아서 사먹고, 달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땡겼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밥먹는 시간도 길어졌다. 단식 끝나고 먹는 첫 식사, 보상심리로 허겁지겁 먹는 게 아니라 한술 한술 맛을 음미하면서 꼭꼭 씹어먹는다. 너어무 맛있다.


꼭 시스템파일 정리하고 윈도우 조각모음을 한 느낌이다.

한결 더 가볍고 원활하게 생활이 돌아가는 느낌. 그저 식사량을 줄였을 뿐인데, 참으로 많은 게 달라졌다. 일과 관계에도 단식 같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단식 꼴랑 11주 해보고 나서 우습다 ㅋㅋㅋ



+ 또 한권의 참고도서

생존체력,이것은 살기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

: 하루 십 분, 내 방이나 사무실에서 따라할 수 있는 맨손 운동들이 정리되어있어요. 단식시 근력운동이 중요한데 이 책에 나온 코어운동들 함께 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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