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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사 Oct 16. 2015

청소기 비교

다이슨vs밀레vs국산

가전제품을 살 때, 두 세 브랜드를 점찍어놓고 백화점에 가서 각 브랜드 매장을 방문. 세 개 중에 뭘할까 고민중이라 하면 자사제품 홍보와 더불어 타사제품의 단점도 낱낱이 설명해줍니다 ^___^ 이렇게 두 세 군데 돌면, 각각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어서 결정에 좋아요~

이번 청소기 구매를 위한 나들이에서 얻었던 정보들을 풀어보아요~

전 이번에 다이슨과 밀레, 엘지와 삼성을 가서 청소기 설명을 열심히 들었습니다.


청소기의 핵심부품은, '모터 + 필터 + 헤드' 인 게죠.

세 제품 모두 기본적으로 헤파필터는 다 쓰고 있습니다 (밀레 제품에서 좀 저가제품은 필터가 헤파필터가 아니더군요). 이 기본 헤파필터에 특수기능들을 추가하거나, 빼거나 해서 옵션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이 필터들은 전부 소모품입니다. 일이년 쓰고 나면 교체가 필요하지요. 필터교체 비용은 역시 외산은 거품이 많지요.

모터는 흡입력이죠. 알아본 바에 따르면 밀레가 흡입력은 가장 좋았습니다. 2200W. 모델명이 달라져도 기본 모터는 다 똑같아요. 밀레 모델에 따른 차이는 헤드나 필터 부분에서 납니다. 

그리고 헤드의 최강자는 국산일 듯 합니다. 아무래도 마루생활 위주의 우리나라 생활스타일에 가장 최적화된 헤드를 가지고 있고, 수입브랜드에서는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살 수 있는 특수 헤드들을 그냥 주지요. 


제일 먼저 다이슨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이슨은 그 유명한 특허받은 필터. 이게 다이슨의 최강점입니다. 

미세먼지가 제일 중요하다, 알러지, 아토피, 천식 등 알러지가 문제다, 하면 다이슨을 선택하면 될 듯 합니다. 

가격은 모터의 출력에 따라, 그 특허받은 필터의 개수에 따라 결정됩니다. 1300W부터 시작.

무상 AS는 5년. 그리고 전부 직원이 비용없이 출장 나가서 (지방이어도) 관리해준다는 점은 수입산들의 고질적인 불편에서 최강점인 듯 합니다. 이는 본사 직영인데서 오는 혜택이겠지요. 

하지만 브랜드는 영국이지만 제품 원산지는 메데인 말레이시아입니다. 원산지가 중요해지는 요즘에 약간 움찔하게 되는 부분이죠.

그리고 실사용시 소음문제, 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문제 때문에 사용기간에 따라 출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최대약점입니다. 또한 손잡이에 전원이나 출력조절장치가 없고, 본체에서 끄고 켜야한다는 것.

청소하다가 전원 끄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다시 돌리고, 이러는 일들이 많은데 실제로 불편합니다.

그리고 헤드의 기본 모드가 카페트 모드라서, 마루사용이 주가 되는 우리네 생활에서는 매번 설정을 바꿔줘야 합니다.

이런 것도 사소하지만 불편하지요.


두번째로 밀레. 밀레 청소기야 워낙 유명하지요. 저희 부모님 세대들부터 밀레 하면 청소기였으니까요.

청소기계의 클래식카입니다.

그래서 방식도 다이슨처럼 최신기술 접목, 이런 것보다는 전통적인 진공청소기 기능에 충실합니다.

2200W라는 최강의 출력은 최강의 흡입력과 이콜이지요. 이 이야기는 전기요금이 제일 비싸다는 것과 동의어고요.

독일본사 직영은 아니고 한국수입업체가 계약을 맺어 운영하는 방식이지만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브랜드라 그래도 회사가 쭈욱 잘 유지는 되고 있지요. AS는 2년이고 지방에 따라서 센터가 없는 곳은 좀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엔간한 대도시에는 다 센터가 있습니다. 출장비용은 유상이고, 그래서 주로 본사로 택배로 주고받는듯요.

하지만 밀레 청소기의 최강점은 고장이 안난다는 튼튼함이기 때문에... (원산지도 메데인 저머니) 사용자의 부주의로 뭔가가 잘못되지 않으면 그닥 서비스 받을 일이 많지는 않겠지요.

이건  사용자의 호불호에 따라 갈릴 듯한데 밀레의 먼지집진방식은 아직도 종이필터입니다. 종이필터는 통자체의 오염이 문제가 되지 않아서 2-3달에 한번 적절하게 교환해주면 통보다도 깨끗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나가서 종이필터 잘못 끼운채 청소기 돌렸다가 모터가 망가질 수도요; 먼지 안찼다고 일년씩 봉투 쓰면... ㄷㄷㄷ). 

그래서 밀레는 사용시, 헤파필터나 종이필터 등 꾸준히 소모품이 발생합니다. 

역시나 수입품이라서 이 소모품에 낀 가격거품이 단점일 듯 하고요 (직구하시는 것도 방법이고).

청소기 헤드는 역시나 카페트 위주의 서양제품이다보니 기본적으로 두텁고 마루에서 쓸 때는 밀착감이 떨어져서 높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효율이 좀 떨어진다는 평이 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그래서 독일에서는 S 시리즈가 단종되고 C 시리즈가 나왔다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안들어온 듯요. 찾아보니 C 시리즈 출력은 1200W네요. 효율을 높였다더니 출력은 낮췄네요~. 우리나라 소비자 중에는 밀레의 2200W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C 시리즈를 수입하지 않나봅니다.

밀레 역시 다이슨처럼 전원장치와 출력변환 장치가 손잡이에 없고 본체에만 있어서 사용시 편의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가격역시 독일현지에서는 250유로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50만원부터 스타트지요.

저도 살펴보면서 흡입력이 국산에 비해 좋긴 하지만, 고전적인 방식인데 비해 가격대가 많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엘지와 삼성.

10-20만원대는 밀레와 같은 전통적인 진공흡입방식의 청소기입니다. 가격이 거의 1/5-1/3이지요.

보통 1200W 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쓰고 있는 청소기도 이런 거고요. 국산에서 종이필터는 거의 다 사라졌죠. 통에 먼지가 차고 이걸 비우면 되는 거고, 뒤쪽 공기가 나오는 곳에 헤파필터가 있고요 (기본적으로 1년에 한번은 교체해주는 게 좋습니다. 이거 모르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집진하는 쪽에 미세먼지 필터와 스폰지 필터가 있지요. 매일 청소한다고 할때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세척해주시는 게 좋고요, 집에 애완동물 있는 경우에는 좀 더 신경써서 관리해주심 좋습니다. 저는 요걸 아예 한세트 더 사서 둘을 번갈아가면서 씁니다. 하나 빨아서 말릴 동안에 나머지 하나를 쓰는 방식이지요.

국산은 마루바닥에 최적화되어있어서 헤드가 얄팍하고 구석구석 잘 들어가게 되어있지요.

밀레가 흡입력은 짱이다, 라는데 그거야 국산도 출력이 좋은 걸 사면 되는데, 서양애들처럼 카페트 생활을 우리는 안하기 때문에 굳이 2200까지 필요할까?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들어요. 그래서 밀레의 신제품 C 시리즈는 출력이 1200W로 떨어졌고, 그럼에도 흡입력에는 큰 차이가 없게끔 기술력이 증가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니면 요새 독일에서도 건강 때문에 카페트보다 마루 시공을 많이 한다는데, 그런 변화의 반영일 수도 있고요.

3-50만원대 고가 단위로 이동하면, 이 청소기 방식은 다이슨 방식과 유사합니다.

생긴 것도 유사하고 작동원리도 유사합니다. 다이슨이 특허받아서 똑같은 건 못쓰겠지만, 원리는 거의 같게 적용했더라고요. 원래 카피 참 잘하는 두 회사니, 성능도 괜찮게 잘 따라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국산의 장점은 두말할 것 없이 AS와 소모품관리의 편이성이겠지요.

그리고 헤드가 진짜, 헤드는 국산이 최강자 같아요. 쓰임새에 맞게 기본적으로 끼워주는 헤드도 많구요~

헤드도 소모품이라 쓰다가 마모되서 기스 생기면 사서 갈아끼우는 것도 쉽고요.

사실 저 이전에 쓰던 삼성 청소기 저렴이, 10년 넘게 썼어요. 까뮈랑 같이 살때 내내 이거 썼는데, 이런 거 보면 닥스훈트 털 다 잡아줬고, 튼튼하기도 튼튼하고요. 지금 쓰는 저렴이도 고양이털 불편함 없이 다 잡아주고 있고요. 

게다가 손잡이에 전원장치와 출력조절기가 있는 거, 이거 쓸때는 편한지 모르다가 이거 없는 거 써보면 진짜 불편해요 ㅠㅜ (시댁이나 올케네 가서 청소기 돌릴 때, 운동은 많이 되었슴돠 ㅋ)


결론.

그래서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걍 지금 쓰는 놈 고장날때까지 쓰자, 봐서 좀 더 괜찮은 거 사고 싶으면 엘지 싸이킹이나 사자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거기다 얼마 전에 장만한 로보킹이 있으니까, 한번씩 보조 청소도 해줘서 더 깨끗해진 것도 같고요. 

밀레를 살바엔 국산 10-20만원대 청소기 쓰는 게 난 것 같고요, 미세먼지 등 기존 청소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청소를 원한다면 다이슨을 사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밀레. 디자인과 색감이 완전 취향이라~~~ +_+). 그리고 이왕 다이슨을 사신다면 저렴이보다 고렴이를 사시는 게 다이슨을 사는 목적에 부합한 듯 싶습니다.


+

전 언제나 고민하다가 결론은 국산으로 끝나네요 ㅎㅎ

냉장고도, 세탁기도, 결국 청소기도 ㅋㅋㅋ


살짝 세탁기에 대해 조사한 것도 말씀드려보면요, 서양애들은 기본적으로 빨래를 햇볕에 널지 않아요. 세탁 후 건조기에 넣어서 완전 건조시킨 후 옷장으로 들어가지요. 게다가 드라이 비용이 굉장히 비쌉니다. 이런 생활스타일 때문에 서양의 캐주얼 옷브랜드들은 대부분 물세탁 가능하게 옷감을 택하고요, 옷감도 우리나라 옷에 비하면 더 얄팍합니다. 면티나 청바지 같은 거 외국꺼 사보면 굉장히 보들보들하고 얄팍하고 부드러워요. 이래야 건조기에서 잘 마르니까요. 그래서 외국서 산 티셔츠 같은 거 우리나라에 가지고 와서 우리나라 방식으로 세탁하고 나면 옷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걔네들은 거의 다 울세탁으로 세탁한 후에 건조기에다 건조해주시는 게 옷을 오래 입는 방법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옷을 외국 세탁기에다 빨면, 뭔가 세탁이 제대로 안 이루어진 느낌이 나요. 덜된 느낌이랄까요. 우리나라 면이나 옷감 원단들은 진짜 톡톡합니다. 내의도 보면 도톰하니 아주 탄력도 좋고 탄탄해서, 외국 언니들 놀러왔다가 면티나 레깅스 엄청 사가요. 하지만 이 원단들로 만들어진 옷을 빨려면 좀 더 쎈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좋게 표현하면 외제 세탁기는 옷감손상이 덜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세척력이 좋지 않은 거여요. 이걸 우리나라 세탁기에 적용시키면 좋게 표현하면 끝장나는 세척력, 그러나 옷감 손상이 심함이지요. 그 차이는 기술력의 차이가 아니라 위에서 적은 생활방식의 차이여요. 

밀레 세탁기 쓰시는 시어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셔서 늘 넌 빨래 어떻게 하니? 수건이 참 뽀샤시하게 잘 빨리는구나, 그러세요. 그래서 제가 쓰는 세제 드리기도 하고, 애벌빨래 하는 방법도 알려드리고 그랬지만 그닥 변화가 없더라고요. 결국 밀레 15년 쓰시고 나서 삼성 세탁기로 바꾸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세탁기 경험상 빨래 끝장나게 잘 되는 건 대우 통돌이 세탁기였어요. 대신 청바지가 헤집니다 ㅋㅋㅋ). 삼성으로 바꾸고나니까 수건이 뽀샤시 해지더라고요 ㅎㅎ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생활가전제품은 진짜 생활방식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핵심부품이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생활에서 잘 쓰고 편리한 기능들의 디테일을 살리는 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생활에서 우리가 쓰면서 겪는 불편함은 그 디테일에서 오거든요. 요새는 물건들 워낙 잘 만들고 좋아서 고장나서 이삼년만에 쓰다가 버리는 건 스마트폰밖에 없어요 ㅋ 가전제품들은 쓰다가 싫증나서 바꾸지요. 그래서 갈수록 그 디테일의 반영이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휘슬러 솔라 써보면서 또 느꼈잖아요. 왜 휘슬러 솔라, 솔라 하는지 말이어요. 스탠이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평소에 해먹는 음식종류들, 특성들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가정에서 가장 편하게 손쉽게 쓰게 진짜 그 디테일을 엄청나게 잘 반영했더라고요. 물론 그럼에도 그 가격대는 진짜 후덜덜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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