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동그란 상

by 최민진

어느 해 여름

한 아이의 집을 찾아 나섰다.

사방에서 소나기 퍼붓던

한 평 남짓 쪽방들 이어지는 통로를

구부정하게 건너갔다.


방문턱 아래

세수 대야의 물과 마른 수건

그리고 급히 마련된 음료수 놓인

작고 동그란 상.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울타리 안 나의 시선을 세상 밖으로.

팍팍한 삶의 숲

거친 흙에 그늘진 풀포기

빽빽한 나무들 사이 더불어 올려다볼

하늘 한 조각 꿈꾼다.



(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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