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 발을 들인 대가(3)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흘렀다.
온갖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완결’이라는 두 글자를 박아 넣었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
크게 숨을 뱉어내고, 한참 동안 빈 화면을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매일 쓰고, 매일 지웠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 꼴로 울었다. 시작은 했는데 끝을 낼 줄 몰라서. 80회 차, 32만 자에 달하는 작품 하나를 완결하기까지, 그야말로 인내의 연속이었다. 그저 끝내는 것이 이토록 힘들 줄이야. 그래서 한 작품이라도 완결을 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해보았다.
드디어 뿌듯한 마음으로 출판사 담당자님께 완고를 보내드렸다.
원고를 잊고 지낼 즈음, 대략 3주가 흘렀을 무렵이었다.
메일함에 담당자님이 보내신 리뷰가 도착했다.
첨부된 파일을 열기 전에 문득 떠올랐다.
‘첫 리뷰는 멘탈 터질 수 있어요. 정신줄 꽉 잡고 열어요.’
선배 작가들은 신신당부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감수성이 예민한 작가들이고, 자기 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쓰는 프로들이니 타격감이 더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완결 자체가 목표였기에, 어떤 리뷰든 그리 두렵지 않을 것만 같았다.
자신 있게 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열었다.
그리고-
펑!
강철인 줄 알았던 내 멘탈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비록 글자색이 빨강이긴 했지만, 리뷰의 첫 시작은 너무나 정중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읽어 내려갈수록 신랄한 문장들이 이어졌다. 누군가 뾰족한 바늘을 한 주먹 움켜쥐고 사정없이 나를 찔러대는 것만 같았다. 빨간 글자로 가득한 리뷰는 무려 4페이지를 빼곡히 채웠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의 원고에도 메모와 수정사항이 군데군데 달려 있었다.
수정을 할 수는 있을까? 출간이 가능하긴 한 걸까? 머릿속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빨간펜 원장님의 부활이었다.
그대로 나는 파일을 닫아버렸다. 그날 이후, 그 파일은 내 노트북 속에서 열리지 않는 금단의 영역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