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매거진 프롤로그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이 말했다.
"When one door closes, another door opens."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
인생의 갭이어를 맞이한 많은 이들에게야 말로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린다. 문 밖 너머는 비포장도로다. 이정표 하나 없지만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이는 무궁무진하기에 찬란하게도, 갈피를 잡을 수 없어 까마득하게도 느껴진다.
과제 데드라인, 출퇴근 시간, 팀플 등 외부적인 것들에 얽매어 시달릴 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꿈만 같다. 나 또한 갭이어 초반에는 하루하루가 꿀맛이었고, 게으름 실컷 부리며 자유를 만끽했다. 그러나 짜릿한 해방감은 잠깐이었고, 자유가 주는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온전히 내 선택으로만 채워야 하는 24시간이 점점 막막해졌던 것 같다. 하루의 끝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죄책감만 남기 일쑤였다.
나는 휴학으로 갭이어를 맞이했는데, 갭이어 초반의 방황기 때 내 주변에는 휴학한 사람이 나뿐이었다. 부러움을 사면 샀지, 고충을 나눌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인생의 갭이어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많다. 한쪽 문을 닫고, 새로운 문 밖으로 발을 내디딘 사람들. 그 문 밖의 길은 각자가 만들어가기 나름이기에 고유하다. 5년 휴학 이후 대기업 개발자직에 취직하거나, 1년 동안 배낭 하나 메고 홀연히 세계 여행을 떠나거나, 얼떨결에 스타트업 씬에 뛰어들 수도 있다.
나의 울타리 밖에서는 내가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책을 읽으며 내 세상 밖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듯이, 인생에 대한 나의 편견을 큰 충격으로 깨줄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갭이어 이야기라고 감히 믿는다.
다채롭고도 고유한 이야기들을 수집하고자 한다. 갭이어를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생각을 하며 보냈으며, 힘듦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 다양한 이들의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당신의 갭이어가 까마득하기보다는 찬란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어느덧 갭이어 3년 차에 접어든 에디터 지와이입니다.
갭이어 6개월 차부터 꿈에 그리던 갭이어 매거진을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네요.
어떤 하나의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면 경력이 됩니다. 어렵기만 하던 일이 익숙해지기도 하죠. 그러나 갭이어는 거듭해도 경력이라고 자신할 만큼 익숙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회사나 학교와 같은 공동체에서는 내가 다해야 하는 의무가 생기고, 나를 이끌어주는 환경, 그리고 함께 경쟁할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잠시 홀로 서있는 우리는 외로움, 게으름, 불안함과 독대해야 합니다.
무소속 인간이 된 나의 갭이어 이야기. 그리고 나와 같은 무소속 인간들의 이야기를 엮어 만들게 될 무소속 연대.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