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에 대하여②] 기존 책을 기준으로 단순하게 계산해보기
자비출판을 할 때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아마 가장 궁금한 부분이실 텐데요, 미안하지만 정확히 얼마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콘텐츠 산업이란 게 다 그렇지만, 책도 돈을 쓴 만큼 더 좋아지거든요.
돈을 쓴다는 것이 단순히 좋은 종이에 인쇄한다거나 금박을 추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건비랍니다. 좋은 디자인을 뽑으려면 몸값 높은 디자이너를 섭외해야 하고, 문장이나 글의 구조를 매끈하게 다듬으려면 교정자에게 돈을 더 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비출판은 그런 곳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해봐야 눈에 확 띌 만큼 책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 차이를 알아보는 사람도 손에 꼽히거든요. 오히려 돈 더 받아먹으려고 그랬다는 시비가 붙기 십상이니 웬만하면 저렴한 스태프를 섭외해서 최소한의 업무만 맡기는 게 현실이랍니다. 이 말인즉슨 자비출판일 경우 높은 퀄리티를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책 만드는 데에 대체 어떤 비용이 들어가느냐를 정리하자면 내용이 꽤 많아집니다. 그러니 이것은 다음을 기약하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기준만 잡아볼까 합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주장일 뿐, 책의 사양이나 출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 출판사와 협의가 필요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저는 시중에 팔리는 비슷한 책의 정가에서 약 70% 정도를 기준으로 잡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점에 가서 내가 만들고 싶은 책과 가장 비슷한 것을 찾아보세요. 쪽수, 판형, 내용, 분야 등에서 비슷한 책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 책을 뒤집어서 가격이 얼마인지 찾아보고, 그 가격의 70% 정도는 지불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쓸 책과 비슷한 책이 시중에 20,000원에 팔리고 있다면, 그 책의 70%는 14,000원 정도입니다. 500부를 찍는다고 치면 약 700만 원 정도가 되겠군요(14,000원 x 500부). 물론 이 가격은 '맥시멈'입니다. 협상을 잘 하면 그보다 낮아질 수도 있겠지요.
왜 70%를 잡았느냐 하면, 출판사가 서점에 납품하는 공급가가 대략 그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제작비, 인건비, 관리비 등등의 원가에 출판사 이익을 좀 더 보태면 그 정도 가격이 나온다는 뜻이지요. 물론 좀 넉넉하게 잡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이해해주셔야 합니다. 솔직히 500부 찍어서는 수지타산 맞추기가 쉽지 않거든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책은 한 번에 많이 찍을수록 권당 단가가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인쇄기 한 번 돌릴 때 최적화된 부수는 대략 3000부인데, 요즘은 그렇게 찍으면 2500부는 그냥 창고에서 썩기 십상인 시대잖아요. 그래서 500부 이상은 잘 찍지 않는데, 아무래도 권당 단가가 훅~ 올라갑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70%를 잡았습니다만, 솔직히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것도 이윤이 엄청 박한 수준이랍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건 출판사가 알아서 할 일이지요. 주로 디자인이나 편집진행에서 인건비를 쥐어짜서 원가를 최대한 낮추게 될 테지만 그거야 뭐 출판사 사정이니까요. 반대로, 저자 역시 실력 있는 디자이너와 편집자를 섭외하고 싶어서 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그것 역시 저자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협상이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요. 가격이냐, 퀄리티냐. 결국은 이 문제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출판사와 회의를 해보고 비교한 후에 가장 괜찮은 곳과 출판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자비출판을 해주는 출판사가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만큼 실력이나 비용도 천차만별일 겁니다. 쫄지 마세요. 갑질 아닙니다. 어차피 당신이 제작비를 댈 거라면 그 정도는 해도 됩니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혹시 자비출판을 위해 출판사를 만나실 때 지금 이 글을 보여주면서 "이거 봐라, 이 가격이면 된다잖냐"라고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건 어디까지나 참고하시라는 거고, 말씀드렸다시피 출판사의 역량이나 상황에 따라 비용은 달라지니까요. 일단은 다양하게 만나고 비교해보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럼 자비출판을 위해 출판사와 미팅할 때는 어떤 것을 주로 보면 되는지도 궁금하시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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