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읽히는 글은 '쉬운 비유'를 쓴다

10월 28일 화요일의 한쪽편지

by 임효진

친애하는 당신에게.


최근에는 계속해서 '잘 읽히는 글'에 대해

이야기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비유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유(譬喩)란,

대상을 다른 것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죠.

학창시절에 배운 은유법의 대표적 문장,

기억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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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 김동명 <내 마음은>


비유는 이렇게 문학적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어려운 대상을 설명할 때도 쓰입니다.


대중에게 낯선 전문용어나 개념을

비슷한 구조의 다른 것과 빗대면

독자는 좀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하게 되지요.

마치 아래의 예시처럼 말입니다.


“고지혈증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 성분 물질이 혈액 내에 존재하면서
혈관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그 결과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하수구에 찌꺼기가
계속 쌓이면 막혀버리잖아요.
그러면 물이 넘치게 되고 나중엔 큰일 나겠죠.
이런 상태를 말합니다.”

- 장정빈 칼럼 <전문가의 말 사용법>



그런데 비유를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대중적 소재를 가져올 것.

위 글에 쓰인 '하수구'는 대중적 소재라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팻버그'니, '횡주관'이니 하는

전문적 개념을 가져다 쓰면 어떨까요?

대중은 오히려 더 어렵게 느끼겠지요.

(사실 저도 저게 뭔지 잘 모릅니다.)


둘째, 단순한 대상을 가져올 것.

독자는 직관적인 것을 선호합니다.

한 번에 딱 알아들어야 좋은 비유지요.

하지만 비유랍시고 든 것이 더 복잡하다면

독자는 그 개념을 이해하느라 오히려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셋째, 간결하게 사용할 것.

비유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장치입니다.

그런데 비유하느라 글이 길어지면

원래의 메시지가 흐려져 버리지요.

간결하게 언급한 후 넘어가야

훨씬 효과적인 비유가 됩니다.


넷째,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것.

가끔 비유랍시고 음담패설을 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재미있으라고 한 말일지는 몰라도

독자는 불쾌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내뱉은 말, 써버린 글은 나중에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모릅니다.

부정적 비유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도덕적 측면뿐 아니라 실용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당신의 멋진 비유를 기대하고 있는

임효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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