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여기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와 ‘초’ 미세먼지 소식에 거의 실내 위주로 피난민처럼 며칠을 보냈습니다.
이젠 뭐 산소호흡기를 달고 다녀야 하는 걸까요.
집에 돌아가면 목이 잠겨있더군요. 도통 나돌아 다닐 수 가 없으니 답답증을 느끼던 찰나,
드디어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을 가리켰습니다.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며, 바깥세상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화창한 햇살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쾌재를 외치며 취재 장소로 옮기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오늘 에디터가 소개할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알렉스 더 커피랩, 카페 AND입니다.
큐그레이더(커피 감정사) 알렉스가 직접 생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해 제공하는 공간으로 질 좋은 커피 맛에 입 소문이 나 일찍이 유명세를 탄 곳입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거리가 한적하다 했더니 다들 여기 모여 있네요.
좁은 입구를 지나니 정돈된 테이블로 이뤄진 내부가 보였습니다.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쾌적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AND의 입구 한 켠에 커피잔 세트와 접시 등 정갈한 그릇이 놓여 있습니다. 호주에서 온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수수한 차림새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모든 커피와 디저트는 이 고운 식기에 담겨 서빙되는데, 실제로 AND에서 십여만 원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알렉스 더 커피랩의 커피야 맛있기로 유명했지만 이곳의 고운 찻잔이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곳에 들르게 된다면 커피와 함께 티라미슈를 먹어보시길.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진하고 쌉싸름한 초코맛이 더해져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티라미슈의 끝 맛이 놀랍도록 깔끔합니다. 그리고 에디터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디저트는 크렘블레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디저트 중에 하나로 보통은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이 작고 납작한 용기에 담겨 나오는데, AND의 크렘블레와 티라미슈는 대신 바삭한 타르트에 담겨 있습니다. 덕분에 한 입 한 입, 부드러움과 바삭함을 모두 맛볼 수 있어요.
AND의 공간은 카페가 전부는 아닙니다. 벽면에 진갈색의 나무문 하나가 있는데. 이곳은 여섯 시부터 문을 여는 다이닝 바입니다. 장진모 셰프가 운영하며 좌석은 8석에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프라이빗 한 공간입니다. 해리포터의 기차역 승강장처럼 또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 같아 재미있네요. 다음 방문에는 이곳을 들러보아야겠습니다.
요즘 인기 있는 카페들 모두 좋은 인테리어를 하고 있지만 AND커피는 디테일이 좋습니다. 에디터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디테일입니다. 심플하지만 비어 보이지 않도록, 군더더기 없지만 섬세하게, 이는 공간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 해당되는 이야기 이기도 하죠. 물건이든 장소든 사람이든.
오늘은 제법 겨울 태가 나는 월요일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 감싸 쥐고 한 주의 워밍업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따뜻한 커피는 꽤 큰 힘을 갖고 있으니까요.
AND
한강진역 3번 출구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