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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의 일관성과 통일성에 대하여

작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8)

by 정혜윤

출판사에서 북에디터가 원고를 수정할 때는 거의 90% 이상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작가에게서 워드나 PDF 파일로 원고를 받더라도 한글로 변환해서 수정을 진행한다. 그만큼 에디터에게 한글 프로그램은 가장 익숙한 작업 툴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1. 양식 통일


되도록 원고 작성은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작가의 편의에 따라 글자 크기를 크게 한다든가 글꼴을 여러 가지로 화려하게 쓴다든가 색깔을 다양하게 쓰는 것 모두 좋긴 하지만 가능하면 매 꼭지를 동일한 형식으로 맞추라는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책 쓰기 강좌에서는 ‘한글 파일을 열었을 때 나오는 바탕체에 10포인트, 검정 글씨, 줄 간격 160%’ 상태에서 원고를 작성하라고 가르친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무언가 명확히 정해주는 편을 훨씬 편안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다.


파란색으로 글을 쓰는 것이 좋으면 그렇게 써도 무방하고, 돋움체로 글을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써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렇게 저렇게 바꿔서 원고를 쓰더라도 에디터는 원고를 수정하기 전에 자신이 작업하기 편한 양식으로 다시 바꿔서 작업하기 때문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2. 분량 통일


앞서 잠깐 분량에 대한 이야기(https://brunch.co.kr/@siso-writers/3)를 꺼냈다. 전체 써야 하는 원고량과 목차의 개수에 따라 한 꼭지당 써야 하는 분량이 계산이 될 것이다.


자신이 쓰기 편한 분량까지 고려하여 한 꼭지당 몇 장 정도를 써야 할지 정해졌다면 그 분량은 되도록 첫 꼭지부터 마지막 꼭지까지 균일하게 지켜주는 것이 좋다.


어떤 꼭지는 쓸 이야기가 없어서 A4 1장으로 끝나고, 어떤 꼭지는 쓸 이야기가 넘쳐나서 A4 5장을 채우는 식으로 들쑥날쑥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첫 꼭지부터 마지막 꼭지까지 비교적 일정한 분량마다 디자인이 반복되기 때문에 글의 양이 자주 바뀌면 디자인적으로도 보기가 좋지 않을뿐더러 독자들 역시 읽는 리듬이 불규칙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로 잰 듯이 꼭꼭 맞출 필요도 없다. A4 0.5장 정도의 오차는 괜찮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3. 문체 통일


우리가 말을 할 때도 사람마다 ‘말투’라는 것이 있듯 글을 쓸 때도 작가마다 ‘문체’라는 것이 드러난다.


특히 문학 분야의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글도 객관적으로 보면 굉장히 직설적이고 단호한 문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사실 첫 책을 쓰는 작가에게 문체라는 것이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여기서 말하는 문체는 사실상 ‘어조’에 더 가깝다. 독자에게 내 글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표현법을 말하는 것이다.


독백체의 평서문 : 작가인 나 혼자서 떠들고 있는 문체. 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본적인 형태.

경어체(존댓말, 해요체) : 에세이 분야 쪽에서는 상대방인 독자를 높여서 쓴 문체. 대표적인 예는 혜민 스님이 지으신 책으로 ‘~합니다, ~하세요, ~이지요’와 같은 어미로 글이 좀 더 다정하고 예의 있게 들리는 특징이 있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에 많이 등장하는 ‘해라체(이거 해라, 저거 해라)’는 독자를 가르치려 든다는 느낌을 주고, 때에 따라서는 독자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특별히 꼭 써야 할 부분이 아니라면 ‘해라체’는 가급적 최소로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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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디터_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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