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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게 많아야 풀 것도 많다

작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10)

by 정혜윤

예전에 어느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제가 책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이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여자가 하는 일이라며 곱게 보지 않는 시선들도 엄연히 존재하고요.

더구나 같은 여자들끼리 시샘하고 질투하며 경쟁하려 들고, 저희가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막으려고 하기도 해요. 이런 곱지 않은 시선들을 좀 바꿔보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대해서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지역 사회 발전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이셨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속에 쌓여 있는 것들이 많으셨는지 3번의 만남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나 역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다.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투고를 받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다고 일일이 회신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것만큼은 작가로서 좀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담은 책으로 그 답변을 대신하고 싶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예비 작가들의 책 집필 코치로 잠깐 동안 활동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 역시 집필하는 데 많은 영감이 되어 주었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작가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왜 글에 애착이 없고 자신의 책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지 않을까?’였다. 그 점이 내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작가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들에 대해 가감 없이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과 궁금하지만 작가가 직접 출판사에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중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이처럼 평소에 분노든, 불만이든,
더 좋은 아이디어든,
쌓인 것들이 있어야
풀 이야기도 있는 법이다.


직장생활 3년 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해본 게 많은 사람과 10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거나 하고 매사에 수동적으로 대처해 온 사람 중에 직장생활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3년 동안 생각하며 직장에 다닌 사람이다.


물리적인 시간보다는 어떤 생각과 가치관,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가가 글을 쓸 때는 더 중요하다. 그런 생각과 그로 인해 겪었을 모든 경험은 책을 쓰는 데 귀한 자료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평소에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것도 별로 없고, 그냥 책 한 권 쓰면 인생이 바뀐다기에 한번 써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찌해서 책 한 권을 쓰더라도 단순 사례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 생각해 봤던 것이 없으니 글로 쓸 것도 없다. 어쨌든 분량은 채워야 하니 어딘가에서 봤던 글들을 가져다 내 것인 양 가공할 수밖에 없고 그런 책은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없게 된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프롤로그(https://brunch.co.kr/@siso-writers/2)에서 ‘누구나’ 책을 쓸 수 있고 책으로 풀만한 스토리가 있다고 했지만 또 그 이면에는 ‘아무나’ 책을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 역시 가지고 있다.


인생에 애착이 있고, 삶의 비전과 목적이 있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쌓인 것, 풀지 못한 것,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것들을 풀어주는 책이 독자에게도 무언가 남는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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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디터_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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