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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작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12)

by 정혜윤

일단 책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가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책은 작가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앞서 1장 첫 꼭지에서도 언급했듯이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 어느 정도 스스로 답이 나와 있어야 한다.


주변의 작가들을 관찰해본 결과, 책을 쓰려는 사람들은 대개 몇 부류로 나누어지는데ㅡ


첫 번째: 몇 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간 자신이 해 온 일 혹은 연구한 것에 대해 책을 통해 알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이 분야의 전문가임을 공식적인 자료로 남기고 싶은 사람

두 번째: 이전에 하던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책을 씀으로써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도구가 필요한 사람

마지막: 책을 쓰면 지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꿈이 있거나 단지 내 이름이 박힌 책 한 권이 갖고 싶은 사람


작가가 어떤 의도로 책을 짓는가, 목적이 명확한가 혹은 불명확한가에 따라서 출간 후 작가의 방향성이 달라진다.


방향성이 중요한 이유책의 콘셉트와 주제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주제를 정하기가 비교적 쉽다.


자신이 지금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 일이나 연구한 것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책을 쓰거나 같은 일이나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은 책을 쓰면 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야일 것이고 타깃이 명확하기 때문에 주제를 정하기 가장 수월하다.


예를 들어, 강남에서 10~20년 동안 부동산을 운영하며 주로 상가 거래를 해 왔던 공인중개사라면 ‘강남에서 내 상가 갖기’와 같은 주제를 잡고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강남 상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지’부터 ‘강남에서 상가를 가질 수 있는 방법, 주의할 점, 초보가 공략할 만한 매물 등’ 그동안 경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설명하다 보면 책 한 권이 금세 만들어진다.


출간 이후에는 ‘강남 상가 전문가’로서 이미지를 다지기 위해 책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강남 상가’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도 좋고,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진다면 거래를 하기 위해 일부러 저자의 부동산으로 찾아오는 고객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 역시 주제가 어느 정도 명확히 나타난다.


자신이 새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나 원하는 방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회사 소속으로 마케팅 관련 일을 해왔는데 회사에 얽매이기보다는 책을 출간함으로써 개인을 ‘마케팅 전문가’로 알리고 혼자서도 강의와 협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또, 평범한 주부로 아이를 키우며 지내다가 편식이 심한 아이를 위해 정성을 들여 유아식을 만들었던 경험을 책으로 펴내 ‘육아서 전문 작가’가 된 경우도 있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마지막 유형의 사람들이 가장 주제를 정하기가 어렵다.


평범하게 직장생활하며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야도 없고, 딱히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20~30대 청년층이 이 유형의 대부분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혼자서는 도저히 주제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책 쓰기 관련 강의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남이 주제를 정해주어도 실제로 원고 집필에 들어가면 주제가 자신과 맞지 않아 중도 포기하거나, 자신이 평소에 쓰고 싶었던 주제와 정해준 주제가 일치하지 않아 갈등을 겪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 잘 해보고 싶은 것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보물’을 찾아서
잘 활용하는 사람과
아직 그것을 찾지 못한
사람으로 나뉠 뿐이다.


만약 자신이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는 책을 쓴 후에 어떤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은지’를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할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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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디터_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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