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반드시 알아야할 출판 상식(12)
‘계약을 부르는 기획안 작성하기’에서 설명했지만 투고를 하기 위해서는 출간기획안(계획서)라는 것을 원고와 함께 출판사에 보내야 한다.
그 기획안 안에는 반드시 어떤 독자층을 겨냥해 이 원고를 썼는지 작성해야 한다. 그래야 출판사에서 디자인이나 마케팅 등 타깃에 맞는 계획들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20~30대 누구나’ 혹은 ‘20~50대 남성(여성)’처럼 너무 뭉뚱그려서 타깃을 잡은 출간기획안을 볼 때가 있다.
작가 입장에서는 ‘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내 책은 누구나 관심이 있을 것이다, 내 책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많은 독자에게 내 책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타깃’이라는 말 자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다지 넓은 범위를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대상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해서
좁힐 수 있을 만큼 좁혀야
기획의 완성도는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성이 ‘아이를 위한 식단’에 대한 책을 썼다면 독자층을 ‘아이를 키우는 대한민국 엄마들’이라고 잡는 것이 좋을까?
- 일단 아이 식단을 준비하는 엄마의 입장이 전업주부가 아니라 워킹맘인 점,
- 아이의 연령이 몇 개월(세)인지 또한 간편하게 뚝딱 만들기 쉬운 식단인지,
- 아이의 성장을 고려해 만든 식단인지,
- 한 번 해 놓으면 모든 가족(성인)까지 먹을 수 있는 식단인지
등을 헤아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주제를 잡아 독자층을 설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30대 일하는 엄마를 위한 3~6세 아이들 간편식’처럼 말이다.
항상 ‘누구나’보다는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요즘 혼자 사는 1인 가구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1인 인구만을 공략하는 제품, 장소와 더불어 그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마케팅까지 쏟아지고 있다.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1인 식당이 등장하고, 가전제품이나 가구는 더욱 미니화 되어 혼족들을 겨냥하고 있다. 요즘 20~30대는 예전의 젊은 세대와 달라서 자신에게 가치를 주는 일이라면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고 소비한다.
그러니 아주 작은 단위인
‘1인’을 타깃으로 잡아도
사실상 파이는 더 커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명확한 타깃이라는 것이 특정 사람이나 계층만을 위한 작은 단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그로부터 더 넓은 의미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도움이 되어 의도치 않게 목표가 확장될 수도 있다.
내 책을 읽게 될 독자층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잡아 나가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독자를 정하고 글을 써야 그들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어떤 어려움이나 고민, 불안을 내 글로써 풀어줄 수 있는지 등을 원고 안에 더욱 자세히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남들의 니즈를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는 작가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 혼자 만족하자고 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봐줄까?’라고 다시 질문해 보자.
앞서도 말했지만 누구나 내 책이 잘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쓴다. 이왕이면 베스트셀러 코너 1, 2위를 다툴 만큼 또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 책이 사랑받고 작가로서도 자신이 알려지길 바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내 책을 읽어줄 독자들의 마음을 글로써 사로잡아야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