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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윤 May 23. 2018

좋은 책에서 글 쓰는 법을 배우자

작가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것들(13)

책 한 권 써내고 ‘책 쓰기 강사’로 활동하거나 똑같은 내용을 제목만 바꿔서 한 달에 한 번씩 재출간하며 책을 몇 백 권 써낸 작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차피 나까지 동조하지 않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내가 안타까운 것은 몇 사람의 무분별한 욕심 때문에 ‘책’과 ‘작가’라는 단어가 가진 가치와 이미지가 예전에 비해 많이 퇴색되었다는 점이다. 


책을 쓰는 것은 단 몇 가지 기술만으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이 책을 쓰면서 사실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구체적인 방법은 되도록 줄이려 애쓰고 있다. 


다만, 예시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고 스스로 깨닫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내가 가진 생각들을 꾹꾹 눌러 담는 중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책 쓰는 것에 기술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보면 웃긴 일이고 개성이 드러나는 글, 사유가 녹아 있는 글이 점점 없어져 가고 있는 이유도 ‘무조건 내가 알려주는 대로 써라, 무조건 이렇게 하면 된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독자들 역시 그렇게 써낸 책에는 관심이 없고,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다 안다.   


작가로서 좋은 책을 쓰고 싶고,
멋진 글을 쓰고 싶다면
좋은 책을 통해서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좋은 책이란 수백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속에 명문장을 남기는 그런 작가들이 쓴 책을 말하는 것이다. 그냥 읽어보라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독자인 나에게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 작가가 말하는 주장이 독자인 나와 무슨 관련이 있고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자 이런 책을 쓴 것인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방법이나 해결책을 말해주고 있는지


등을 분석하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된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필사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특별히 장르를 구분할 필요는 없다. 소설을 필사하면서는 소설가의 표현력을 공부하면 되고 자기계발을 필사하면서는 작가의 논리력과 그가 가진 본받을 만한 생활 태도를 공부하면 된다. 


이왕이면 사람에게 배우기보다 좋은 책을 안내자로 삼길 바란다. 사실 작가에게는 책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이 공부거리여야 한다.


누군가는 “시간이 돈인데 그렇게 공부하면서 책을 쓰면 어느 세월에 완성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다시 묻겠다. 


왜 책을 빨리 써야 하는가?


누군가는 2~3개월 마감일을 잡고 빡세게 책을 완성해야 한다고 한다.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 역시 아무 비판이나 의심도 없이 ‘아, 책은 빨리 써야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한다. 


평생 책 한 권 써본 적이 없고, 책 한 권 제대로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2~3개월 만에 책을 써낸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내 기준에서 오히려 정말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책 쓰기 수업을 듣는 대신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글을 써보고 고치며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siso-writers · 북에디터 정광희


중고등학생 때 나는 정말 그랬다. 


좋은 노래 가사를 쓰면서 “와! 이런 표현 너무 좋다”며 감격에 겨워하고 친구들에게 줄 손편지에 시를 넣으며 눈물을 흘렸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책을 살 돈은 없었고, 책을 읽기 위해 도서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 만화, 로맨스 등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다 순간순간 내 감정이 느껴지는 대로 시와 글을 적고 그걸 모아서 어설프게 책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진짜 좋아하는 일은 그렇게 하게 된다. 


작가로 정말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항상 좋은 책을 곁에 두고 벗으로 삼길 바란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연코 깊이다.


@북에디터_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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