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반드시 알아야할 출판 상식(13)
책에서 프롤로그는 목차보다 앞서 독자를 맞이하는 글이다. 프롤로그는 ‘머리글, 서문, 책을 펴내며, 들어가는 글’ 등 많은 이름으로 책의 앞부분을 장식한다. 독자들 중에는 이 프롤로그를 꼼꼼하게 읽는 분들도 적지 않다.
나도 프롤로그를 꽤나 유심히 읽는 편이다. 프롤로그를 읽으면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고, 작가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에서 일단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다음 페이지로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길 수 있다.
프롤로그나 에필로그에 글을 채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대부분 써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책 안에서도 굉장히 상징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본문보다 표현이나 문장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독자의 흥미와 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먼저, 프롤로그에는
이 책을 보게 될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이 책이 독자에게 필요한 이유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에피소드
이 책을 쓰기까지 작가의 과거 이력
이 책을 쓰는 데 내가 작가로서 적격인 이유
책에 담게 될 내용에 대한 예고
책의 전반적인 주제
등에 대해 쓴다.
모든 것을 다 넣을 필요는 없고 이 중에서 가장 임팩트 있을 만한 것들을 선별하여 채워준다. 특히 독자가 왜 이 책을 봐야 하며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어떤 메시지나 정보,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면 더 좋다.
또한 책의 주제가 무언가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이 책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이나 가이드가 될 만한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에필로그에는 어떤 내용들을 넣을 수 있을까?
간혹 프롤로그는 있는데 에필로그는 없는 책도 있다. 사실 프롤로그도 그렇지만 에필로그 역시 필수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프롤로그가 없는 책은 얼마든지 있고, 에필로그 역시 선택적으로 써도 되고 안 써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책을 마무리 짓고도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거나,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별도의 메시지가 있거나
책을 쓰기까지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사의 메시지를 남기거나
이 책을 덮기 전에 독자들이 마음에 담고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거나
이 책을 쓰면서 작가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
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도 좋다.
에필로그에는 본문에서 충분히 한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거나 쓸데없이 중언부언하는 이야기, 지나친 홍보성 멘트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런 글로 채울 바에는 오히려 에필로그가 없이 깔끔하게 끝내는 편이 더 낫다.
프롤로그가 독자의 마음을 이끄는 시작점이라면 에필로그는 독자가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남길 수 있게 하고, 주변에 추천해 줄 만한 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마무리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