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by 김편

대구디지털진흥원 사업 중 하나인 '뉴플랫폼 퍼블리싱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한 3개월 간 20회의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사업 수행의 미션이 플랫폼에 20회의 콘텐츠 업로드와 결과물로 투고하기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꽤 오래전부터 책을 소재로 써 놓은 다섯 편 정도의 글을 계속 써서 어딘가 투고해 볼 정도의 분량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20회를 채운 것이 브런치북으로 발간한 '김편집의 어떤 날의 책'이다.


누누이 느끼지만 역시 글을 쓰는 데 가장 원동력이 되는 것은 '마감'이다. 책을 읽고 든 생각과 내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엮어서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이 별일 아닌 듯하면서도 혼자 쓰겠다, 마음먹은 것으로는 거의 이 년째 진척이 없던 것이 일주일에 한 편을 올려야 한다는 반강제적(?) 미션이 생기니 헉헉대면서도 결국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 물론 몇 편을 더 쓰면서 투고 목적의 콘셉트 조정이나 이야기를 풀어놓는 방식을 고민하긴 해야 하지만 일단은 크게 한시름 놓았다.


지원했던 사업의 목표도 이루었고 무사히 결과 보고도 끝나니 역시나 또 나의 글쓰기 채찍이 흐물흐물해져 한 2주째 게으름을 피웠는데, 오늘 난데없이 브런치에서 알림이 왔다.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에 선정되었다는 연락이었는데, 이건 또 무엇일까? 뭔가, 신종 채찍일까요. ^^;;;

에세이 크리에이터라...

요즘 ‘창작자’라는 말보다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더 흔히 쓰이는데, 주로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를 두고 이르는 말인 것 같다. 지원 사업 결과 발표 때 한 심의위원께서 "본인이 쓴 콘텐츠를 출판으로만 이으려고 하지 말고 유튜브 등에서 오디오를 활용한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하셔서 "제.. 제가요?" 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종이에 활자로 찍힌 텍스트를 읽던 세상이 확실히 급변하고 있다. 창작자, 특히 글 쓰는 창작자들의 작업 결과물이 '책'이라는 형태를 벗어나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고 몇 년째 누구보다 진지하게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도 한번 고민해 보시죠' 하는 말에는 "제, 제가요?" 하는 이 무지함과 나태함으로는 계속 글쓰기 동네의 변두리 구경꾼으로만 남을 것 같다.


어쨌건, 뚜렷한 주제를 갖고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이 되라는 브런치의 채찍질로 알고 감사히 나의 글쓰기 일상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몹시 부담스럽고 무서워 우울할 지경이기도 하고 '오히려 좋아' 하는 설레고 신나는 마음이기도 하다.


남의 글을 편집하고, 나의 글도 쓰고, 연필도 파는 '에세이 크리에이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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