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신혼여행기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 게 눈에 들어오네. 이런 걸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아”
“남들이 좋다면, 나도 좋아해야 하나? 난 여행이 힘들어.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도 즐겁지 않네. 낯선 곳의 분위기 자체가 스트레스인가봐.”
한참을 테라스에 앉아 지난 여행을 곱씹었다. 배려라는 명목 하에 서로의 즐거움을 빼앗고 있던 건 아닌지. 뜻대로 여행이 흘러가지 않는 탓을 왜 상대에게 물었는 지. 나의 눈높이로만 여행을 이끈 건 아닌지. 그동안 누군가는 나의 글과 말로 여행이라는 텅 빈 욕망을 강요받은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