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할까?

나는 30대라는 바운더리안에서 이렇게 방황하고 있을줄은 몰랐다.

by 너머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지 어느덧 8년 4개월 차.

사실 사이사이에 다른 일을 했던 경험을 친다면 디자인으로는 5년 정도 된것같다.


대학교에서 흔하지 않게 휴학도 두번이나 하고 (라떼는.. 그랬다)

하기 싫은 전공은 아니었지만 나랑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겨우겨우 졸업했는데, 그 때의 나에게는 다른 꿈이 있었기때문에 별 생각없이

아주 작은, 나를 불러준 곳에서 관련 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이 업계랑은 맞지 않는구나 싶어서 탈출하려고 했지만

배운게 도둑질이라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매 번, 이직을 할때마다 돌아왔다.


안그래도 늦은 나이에 취업을 한 나는

더 많은 방황을 했고, 더 많은 경험이 고팠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순전히 그건 내 욕심이었다는 걸 알지만

그 때의 경험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근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더이상 신입도 아니고, 연차는 있어서 연봉을 적당히 받고있는 나이.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디자인으로 너무 많은 일들을 겪었고

더는 디자인을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고있다.

그럼 나는 무얼하면서 살아야할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 하나 없다는게

날 더욱 답답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은 흔히 ‘사’ 자가 들어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전문직‘이자 안정적인.

물론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 나처럼 방황하고 이 길이 맞나 헤매는 사람들이 있겠지.

하지만 그 사람들이 사회의 안정권에 들었다는건 변함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이 부럽다.


나는 비혼주의자이고, 나 하나만 먹여살리면 된다지만

나의 노후가 몹시 걱정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쉬운 여건은 아니다.

그렇기에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 무척이나 부럽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속물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한국의 자본주의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내가 몹시나 발버둥을 쳐야하는걸 알지만

갈길이 구만리. 이걸 어쩐다?


와중에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고 낙동강 오리알처럼 둥둥 떠있으면서 한량으로 살고싶단 생각만 한다.

무언갈 시도하기에는 겁이난다. 이젠 겁이난다.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이렇게 겁이 많진 않았는데

겁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발을 떼어볼까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혼란 그 자체.


어영부영 살아가는게 나의 그릇이라면 어쩔수 없겠지만

나도 한낱 인간인지라 남들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아주 못되고 염세적인 모습의 나.


이 방황이 끝나는 날이 올까? 내가 죽으면 아마도 끝나겠지?

죽기전까지 방황을 하고싶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일, 혹은 잘 하고 싶은 일 속에 푹 파뭍혀서 살아보고싶다.


내가 40이되어도 이렇게 불안할까?

죽을때까지 이런 불안을 안고 살아야한다면, 이 불안을 내편으로 만들어버리는것도

나쁘진 않을것같은데. 불안이랑 친구하기엔 아직 멀었다.


누군가 내 미래에 너는 이런모습이고, 이런일을 하게될거야. 그러니 지금부터 시작해

라고 귓가에 속삭여주면 좋겠다. 혹은 로또번호를 속삭여주거나.


사는게 이렇게 어려운거라니. 나 하나 먹여살리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10대의 나는 너무 맑았고, 20대의 나는 패기뿐이었으며, 30대의 나는 겁쟁이가 되었다.

40대의 나는, 어떻게 정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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