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브런치 없다

by 편집실의 편지함


2025.06.11. 첫 투고일.

2025.10.10. 마지막 투고일.

그리고 작가 등록일.


‘아쉽게도 이번에는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짧은 한 줄이

유난히 오래 머물렀다.


처음엔 단순히 억울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왜 아닐까.

어디서부터 틀렸는지조차 모르겠는 답답함 속에서

혼자서 답을 찾아야만 했다.


“이게 정말 되긴 하는 걸까?”

이 정도면 브런치 스토리에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내가 전문성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라서 그런 걸까?’

‘글을 배운 적이 없어서?’

투고할 때마다 작가 소개와 다짐, 콘셉트는 조금씩 달라졌다.

혹시 담당자님이 나를 기억해서 웃지는 않을까,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


처음 실패를 맛본 날,

묘하게 오기가 생겼고

사흘 만에 재투고를 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또 탈락.


오기와 투기로 투고를 던졌다.

그때부터 총 일곱 번의 투고가 이어졌다.

던지고, 기다리고, 또 던졌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은 서서히 깎여 나갔고

내 글 그릇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나는 작가로서 자질이 없는 걸까.

내 글은 정말로 닿을 수 없나.

그런 생각 속에서 멈추어

내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봤다.

‘나는 과연 어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일까.’


여덟 번째 투고 이후

내 시선은 조금 달라졌다.

글감과 어감, 문체, 개성, 체계성, 상품성, 기획력, 시각적 요소

그리고 브런치가 추구하는 스타일까지

전부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다.


열네 살에 처음 자서전을 쓴 이후

13년간 글을 써왔지만

단 한 번도 고려해 본 적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덟 번째 투고도 실패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은

좌절감보다 ‘문제점’이 먼저 보였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날 저녁, 처음으로

내 마음을 풀어내는 대신

타인의 시선으로 문장을 다듬었다.


길게 늘어지던 문장은 줄이고

감정의 온도는 조절했다.

넘치는 진심은 조금씩 깎아내고

받는 이가 느낄 여백은 남겼다.


개인적인 감정은 덜어내고

브런치 온도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글은 조금씩, 노를 젓기 시작했다.


무려 넉 달의 시간

아홉 번의 투고 끝에

고군분투하던 첫 작가 인생이 싹을 틔웠다.


여덟 번의 탈락은

원고를 버리라는 신호가 아니었다.

받는 이를 정확하게

편지의 내용을 명확하게 기재하라는 말이었다.


모든 일에는 디테일이 있다.

글을 쓰는 일의 디테일은

아마도 ‘편집’에 있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서툰 진심들이

편집실 안으로 들어와

나가는 순간까지

온전히 ‘받는 이를 향한 글’이 되길.


2025.10.10.

읽는 이를 향한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편집실에 불이 켜진다.


보내는 이 : 편집실의 편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