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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e Park Jan 09. 2023

꾸준히 못쓰는 사람을 위한 환경설정

글쓰기, 어느새 100일을 훌쩍 넘겼다!  

꾸준히라는 성향은 내 유전자에 없다

무언가 마음먹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싶어하고 노잼이면 금방 탈출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글쓰기를 유지한 지 100일이 넘어간다. 중간중간 빼먹은 적이 많아서 정확히 100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글쓰겠다고 한 달 쓰다가 두 달 쉬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일정한 템포가 생겼다. 내 성향에 맞춰 환경을 설정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오래갈 수 있었다. 2년간의 삽질 경험을 해봤기 때문.


일단, 같이 할 사람을 어떻게든 찾는다. 혼자는 절대 못하는 성격이다. 작심삼일 하고 포기하는 성격. 초기에는 모임을 만들어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같이 할 사람을 모으고 운영비를 걷어 유지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돈을 거뒀고,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으니 어찌 됐든 하긴 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는 건 또 다른 부담이었다. 이들이 잘 기록했는지 매일 체크해야 하고, 서로의 기록을 봐주면서 댓글도 달아주고. 끈끈해지는 건 좋지만 압박감이 느껴졌다. 난 글을 매일 쓰고 싶어서 모임을 연 건데, 제법 일이 커졌구나. 그래서 모임을 마무리하는 시기엔 아무것도 쓰지 않는 긴 방학을 보냈다. 또 그러다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또 일을 벌이고.



또 제대로 글을 써보겠다고 결심한 때는 9월 즈음. 이제는 더 많은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고, 글을 같이 쓸 소수 사람들이면 됐다. 근데 그런 사람들을 찾기 어디 쉬운가. 또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해서 거창하게 플랜을 말하기도 애매했다. 그냥 매일 글쓰는 것뿐이 없으니까.


운영 부담을 덜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 모임을 여는 지인에게 모임을 같이 해보자는 도움을 청했지만, 대차게 거절당했고!(그때 대차게 거절당한 게 너무 다행) 한창 고민에 빠져있을 그즈음, 두두님이 100일간 매일 무얼 하겠다는 스토리를 보고는 마음이 확 동해 버려서 같이 아침에 글을 쓰지 않겠냐고 디엠을 보냈다. 두두님도 즉각적으로 오케이 해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글쓰기가 시작됐다.  


노션으로 만든 온라인 글쓰기 작업실

반드시 매일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오래 지속하기

굴러가는 원칙은 간단하다. 벌금도 없고 보증금도 없다. 평일 아침 7시 혹은 8시에 줌으로 만나 안부 묻고 50분 글쓰고 서로의 글을 보면서 수다 떨다가 헤어진다. 중간에 힘들거나, 못 일어나면? 그냥 안 되겠다고 양해를 구한다. (연말에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일주일간 짧은 겨울 방학을 보냈다.)


내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오래 지속하는 것에 목표를 두니 변수가 없으면 매일 이어가는 귀한 습관이 생겼다. 꾸준함 DNA가 없는 나에게 이리 귀한 열매가 생기다니. 2022년에 얻은 게 있다면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힘과 글쓰기를 함께한 동료가 생긴 것. 매일의 기록으로 인해 짧은 뉴스레터도 연재하고, 내 생각도 되돌아볼 힘이 생겼다. 내년에는 무슨 기록을 어떻게 엮을까!



허술하지만 무언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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