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졍 Sep 16. 2020

엄마와 함께 한, 전시 ‘명상’


“엄마만 행복하다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있어”


가족과 따로 살다 보니 매일 통화는 하지만 간단한 대화만 주고받고 끊기 때문에 전화로는 전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사연이 많이 쌓인다.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고, 혼자 사는 삶에 집중하다 보니 3주 만에 집에 갔다. 그 사이 꽤 많은 일이 있었다. 엄마는 일주일 전부터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았고, 그 때문에 코로나는 아닌가 하고 가족들의 걱정이 있었다고 했다. 또 코로나 때문인지 갱년기가 찾아온 것인지 엄마는 며칠 무기력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떨어져 산다고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가 하고 마음이 쓰였다. 밖에 나가긴 힘든 상황이지만 엄마를 위해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이미 한 번 보고 온 전시지만 힘든 상황을 버티고 있는 엄마와 함께 다녀오면 좋겠다 싶어 바로 예약을 하고 피크닉에서 하는 <명상> 전시에 다녀왔다.




이미 보고 온 전시라 감흥이 있을까 싶었다.


 

똑같은 영화나 전시도 혼자 볼 때와 누군가와 함께 볼 때 또 다른 감상을 남기지 않던가.



역시나 혼자 볼 때와는 또 느낌이 달랐다. 그냥 엄마가 편하게 무언가에 집중하고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전시의 마지막 코스인 4층에서는 자신의 현재 상태의 감정에 맞춘 테라피차를 고를 수가 있는데, 엄마가 고른 차는 1번 무기력함에 대한 차였다. 이렇게 엄마의 현재 심리상태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전시 공간 대부분이 사진을 찍을 수 없는데 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가능한 4층에서는 엄마랑 맘껏 셀카도 찍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엄마를 위한 시간에 오히려 내가 힐링이 됐던 시간이었다.



/


전시는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건물 전체에 걸쳐서 명상과 관련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층별로 테마가 나뉘어 있다. 지하 1층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짙은 향 냄새가 풍겨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잡히는 공간이다. 명상을 오래 했을 경우, 이런 감상이 따르겠다는 모습을 현실화해서 눈으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일 오래 머물고 싶었던 공간은 3층에 자리한 원형 공간이었다.


전시 작품들을 보면 세계적으로 힐링, 명상 부분이 트렌트로 흐름이 잡혀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명상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해 놓았기 때문. 지금 '명상' 떠오르는 주제이긴 한가보다. 팬데믹 현상과 맞물려 더욱더 이런 주제가 각광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 피크닉에서 준비한 전시는 좀 더 여유 있게 관람시간을 확보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우울함을 가지고 있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해도 좋을 전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사라져 가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